본문/내용
사이드의 ꡔ오리엔탈리즘ꡕ을 번역한 박홍규 교수는 옮긴이 발문을 쓰면서 “우리나라만큼 미국 내지 미군의 오리엔탈리즘에 거의 완전히 먹힌 나라가 또 있을까? 이 세계 최후의 친미국으로 남은 영광스러운 그 실체가 바로 오리엔탈리즘의 중독이 아니겠는가?”라고 일찍이 개탄한 바 있다. 사실 우리를 뒤흔들었던 아이엠에프와 그 마수로부터 우리를 구원했다고 선전되고 있는, 그리하여 자본가에게는 승리는 송가를 소수자 민중에게는 고통의 애가를 안겨준, 신자유주의라는 경제이념도, 말레이시아를 염두에 둔다면, 저 중독된 오리엔탈리즘의 힘이 아니었다면 가능했겠는지 의문이다. 최근 한바탕 소란이 벌어졌던 ‘영어공용화논쟁’이라는 것도 그 이면에 버티고 있는 것은 다름 아닌 영어·서양 우월주의이고 자본주의 세계체제 내에서 국가경쟁력 제고라는 신자유주의적 이념이라는 점에서 일종의 오리엔탈리즘이다. 이는 최근 발생한 미국기지 폭발첩보로 벌어진 한바탕의 소란에서도 극명하게 확인되는 것이다. 위험상황에서는 우월한 미군이 먼저 피하고 열등한 한국인은 나중에 피하라! 한국 사회는 여전히, 그야말로 완전히 오리엔탈리스트 미국의 손바닥에 갇힌 손오공 이상도 이하도 아닌 것이다.
이런 불행한 현실이 시사하는 것은, 우월한 롱다리, 열등한 숏다리라는 미의식을 신체에 새겨 두는 한 우리는 서양의 지배에서 한 걸음도 자유롭지 못하리라는 것이다. 오리엔탈리즘이라는 담론의 영토에 거주하는 한 우리는 영영 서양지배의 손바닥 안을 헤매는 손오공일 수밖에 없으리라는 불쾌한 미래학이다. 우리가 오리엔탈리즘을 공안(공안)으로 삼고 반오리엔탈리즘, 혹은 탈오리엔탈리즘을 사유해야 하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참고문헌
<참고자료>
E. 사이드, 박홍규 역, ꡔ오리엔탈리즘ꡕ , 교보문고, 1992.
, 역, ꡔ문화와 제국주의ꡕ, 창, 1995
강상중, 이경덕·임성모옮김, ꡔ오리엔탈리즘을 넘어서ꡕ, 이산, 1997.
정재서, ꡔ동양적인 것의 슬픔ꡕ, 살림, 1996.
우실하, ꡔ오리엔탈리즘의 해체와 우리 문화 바로 읽기ꡕ, 소나무, 1997.
김헌선, ꡔ한국의 창세신화ꡕ, 길벗, 1994.
김 근, ꡔ한자는 중국을 어떻게 지배했는가-한대 경학의 해부ꡕ, 민음사, 1999.
원가, 전인초·김선자 옮김, ꡔ중국신화전설ꡕ, 민음사, 199.
, ꡔ중국신화통론ꡕ, 성도:파촉서사, 1993.
, ꡔ고신화선석ꡕ, 북경:인민문학출판사, 1996.
모순, ꡔ신화연구ꡕ, 천진:백화문예출판사, 1981.
마창의 편, ꡔ중국신화학문론선췌ꡕ, 북경:중국광파전시출판사, 1994.
곽세명, ꡔ《노자》구경설심마ꡕ, 북경:화문출판사, 1999.
백조고길, 「단군고」(1894), ꡔ백조고길전집ꡕ 3(1970)
금서용, 「단군고」, ꡔ청구학총ꡕ 1, 1929
진형준, ꡔ상상적인 것의 인간학ꡕ, 문학과 지성사, 1992.
유재원, ꡔ그리스신화ꡕ, 문학사상사, 1999.
질베르 뒤랑, 유평근 옮김, ꡔ신화비평과 신화분석ꡕ, 살림, 1998.
, 진형준 옮김, ꡔ상상력의 과학과 철학ꡕ, 살림, 199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