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내용
이 영화는 물론 훌륭한 영화이지만, 그 내면은 알게 모르게 우리를 감싸고 있는 서구 열강의 시선으로 포장되어 있다. 따라서 그러한 과점에 너무나도 익숙한 우리들은 자신도 모르는 채 너무나도 당연히 서구 열강의 시선에서 1차 대전의 아랍세계의 모습을 바라보게 되는 ‘우’를 범하고 만다. 이 영화를 본 관객이라면 누구나 아랍민족을 무식하고 사리가 바르지 못한 야만족으로 기억하고 있을 것이며, 또한 아카바나 시리아의 수도인 다마스커스를 점령하는 것에서 로렌스의 영웅적인 활약상만을 기억할 것이다. 그리고 이것은 이전까지 우리를 지배해오던 통념과도 일치한다. 그래서 더욱 자연스럽게 이러한 것들을 당연한 것으로 받아들이게 되는 것이다. 하지만 아무런 선입관없이 사실, 그 자체만을 바라보게 된다면 어떨까? 여기서 우리는 우리의 눈을 다시 한번 띄울 필요성이 있다.
우선 가장 먼저 살펴보아야 할 것이 우리가 얼마나 서구 열강 - 미국, 유럽 등의 - 모습에서 세계를 바라보고 있는가 하는 점이다. 우리는 아랍민족이라면 가장 먼저 테러를 떠올리고, 그들이 주위를 지나쳐가면 왠지 꺼려할 것이다. 반면에 흔히 선진국이라 일컫는 미국이나 유럽계의 사람이라면 왠지 좋은 느낌을 갖고 있기 쉽다. 바로 이러한 것들이 문화적 편견이다. 우리는 언제부터인가 아랍과 동남아 등 제3세계의 문화라면 으레 후진적인 것으로 치부해 버리고 선진국들의 문화를 비판없이 추종하는 서구열강의 추종자가 되고 말았다.
이러한 것은 6.25 이후 우리가 미국 등으로부터 원조를 받은 것의 영향도 부인할 수는 없지만 그보다 가장 큰 영향을 미친것은 바로 매스미디어이다. 신문과 방송 등이 서구의 입장에서, 그들의 시선으로 바라본 것을 우리가 그대로 수용하면서 이러한 현상이 나타나게 된 것이다. 우리는 흔히 국제적 사건을 접할때 UPI연합이니, AP연합이라는 얘기를 듣게 된다. 바로 이러한 국제적 뉴스를 보도하는 통신사들이 서구 열강의 것이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