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내용
1절: 동학의 논리구조와 역사인식
동학의 논리는 불연기연의 논리에 기반하고 있고 그 결집체는 시천주사상이다. 시천주는 영적합리화를 의미하는 내유신령(內有神靈)과 보편적 공공성의 형성을 의미하는 외유기화(外有氣化), 이러한 원리를 구체적으로 실천하는 각지불이(各知不移)의 철학으로 분석될 수 있다. 해월은 수운의 시천주 철학을 영적 합리성과 보편적 공공성의 형성으로 구체화하고 현실화하였다. 해월은 시천주 철학을 양천주(養天主) 생활양식으로 발전시키고 이천식천(以天食天)의 협동적 공공질서의 형성으로 구체화하였다.
1. 불연기연(不然其然)의 논리
불연기연은 동학적 생활양식의 논리적 토대이다.
기연(其然)은 상식적인 사고, 대상에 대한 감각적 판단이다. 그러나 기역을 계속 소급해가다 보면 사정은 그렇지 아니한 불연(不然)을 만나게 된다. 대표적으로 이러한 예가 있을 수 있다. 나를 나은 사람은 부모님이다. 이것은 기연이다. 누구나 구체적으로 알 수 있는 것을 말한다. 부모님은 누가 나았나? 부모님의 부모님이 나았을 것이다. 부모님의 부모님은 누가 나았나. 부모님의 부모님의 부모님이 나으셨을 것이다. 그렇게 계속 추궁하다 보면 “닭이 먼저냐 달걀이 먼저냐“의 파라독스와 같이 뿌리는 누구인가라는 질문이 나온다. 수운은 이에 “알 수 없고 알 수 없는 일”이므로 ‘불연’이라 하였다.
불연은 만물의 근본을 헤아리는 것이기 때문에 아득하며 알기 어렵다. 기연의 차원에서 바라보는 불연은 심오한 신비이다. 그러나 불연은 일상생활의 다른 차원일 뿐이며 “크게 깨달아서 확실히 통한 연후라야 현묘한 이치를 알 수가 있는 것이다.” 기연이 외적 사물에 대한 감각적이며 경험적 과학이라면 불연은 내적 영적 존재에 대한 직관적 연구방법이라고 할 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