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내용
1. 문제의 제기
지역사란 지역 주민들의 삶, 지역의 정치와 경제, 문화의 기록이다. 그런데 우리 나라에서는 지역사가 제대로 정리되어 있지 않은 경우가 많으며, 또한 지역사가 올바로 해석되고 있지 않은 경우도 적지 않다. 지역사가 정리되어 있지 않은 것은 장기간의 중앙집권적인 지배의 영향 탓으로 지역에 대한 관심, 지역사에 대한 관심이 적었던 것에 한 원인이 있다고 생각된다. 또한 정변 등에 의한 피해, 기록이 기록자에게 불리하게 작용한 사회사적 조건이 작용한 것으로 보아진다. 그리고 지역사가 올바로 해석되고 있지 못한 중요한 원인의 하나는 과거에 대한 역사적 청산의 부재에 기인한다고 생각된다.
여기서는 지역사가 올바로 해석되지 못하고 있는 것과 관련하여 개항을 주목하고자 한다. 그렇게 하고자 하는 이유는 인천, 목포 등에서 이 문제가 역사의 해석과 관련하여 쟁점이 되었고, 군산과 마산에서 현재 쟁점이 되고 있기 때문이다. 또한 지역사의 잘못된 해석이 힘을 발휘하면서 오늘날에도 적지 않은 영향을 미치고 있기 때문이다.
주지하다시피 우리 나라의 개항은 일제의 강압에 의한 것으로, 부산(1876)이 제일 먼저 개항을 하였고, 이어 인천(1883), 목포(1897), 군산(1899), 마산(1899) 등이 개항했다. 부산, 인천, 목포는 이미 개항 100주년 행사를 마쳤고, 군산과 마산은 현재 개항 100주년 행사를 준비하고 있다. 각 지역에서 개항을 둘러싸고 두 가지 점이 문제가 되었다. 하나는 개항 100주년 행사에 대한 것이고, 다른 하나는 개항일을 시민의 날로 기념하고 있는 것에 대해서이다. 첫 번째 문제는 일제에 의한 개항인데 100주년을 맞이했다고 대대적인 행사를 마련하여 기념하는 것이 타당한가의 문제이고, 두 번째 문제는 일제에 의해 이루어진 개항일을 지역수준에서 가장 큰 축제인 시민의 날로 하는 것이 합당한 것인가의 문제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