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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터 드러커는 여러면에서 매우 독특한 인간이다. 언젠가 필자는 “누군가 독일의 전총리 빌리 브란트를 살아있는 거인으로 표현했는데, 나는 피터 드러커를 살아있는 고전으로 부르고 싶다. 아니면 20세기 최후의 르네상스적 인물이라고 하면 어떨까?”라고 쓴 적이 있다.
필자가 드러커를 알게된 것은, 더 정확히 표현하면 드러커의 저서를 읽은 것은 1960년대 후반 대학시절과 1970년대 초반 직장생활을 할 때였다. The Practise of Management, 그리고 유명한 The Age of Discontinuity였는데 물론 해적판이었다. 드러커는 1909년생이므로 그 당시 연세가 이미 60세였다. 그 후 필자는 직장 생활에 바빴고, 드러커 책은 말할 것도 없고 책과는 거리가 먼 생활을 했다. 그러다가 1980년대 초 필자는 대학에 자리를 잡았고 후학을 양성하던 중 1992년 모 출판사로부터 “자본주의 이후의 사회”(Post Capitalist Society)의 번역을 의뢰받았다. 필자는 놀랐다. 아직도 살아 계셨단 말인가, 그리고 83세의 나이에 집필활동을 하시면서?
필자는 이 책이 드러커의 마지막 책일 가능성도 있다는 생각에, 그 해 겨울 방학 책의 내용과 관련한 것은 물론이고 그의 생애에 관한 이야기를 듣고 싶어 면담을 신청했다 - 그러나 사실은 답장이 오리라는 기대는 별로 하지 않았었다. 그로부터 일주일이 채안되어 구식 타이프로 친 깨알같은 글씨의 팩스가 왔는데, 클레어몬트 자택 주소와 LA에서 자택에 이르는 약도의 설명 그리고 언제부터 언제까지 오면 만날 수 있다는 반가운 내용이었다. 심지어 전화는 너무 아침 일찍하지는 말아 달라는 당부의 말도 곁들였다.
드러커를 만나고 필자는 솔직히 박사에 대한 존경과 실망이 증폭되었다. 자택은 미국 교외지역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수준이었고, 그의 서재 겸 거실은 너무나 간소했으며, 각종 경영 경제 관련 신간 잡지류가 테이블 위에 가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