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내용
이러한 명제에 기초하여 마르크스는 인권에 대한 일련의 결론을 도출한다. 예를 들면 자유라고도 표현되는 인권이란 인간과 인간의 결합에 기초한 것이 아니라 오히려 인간을 분리시키는 것이다. 그것은 분리의 권리이고, 자기에게 한정된 개인의 권리이다. 그리고 인권은 실제적으로는 사적소유에 적용될 뿐이다]라는 것이다. 이와 같은 종래의 인권관념에 따르면 인간은 유적 존재로 간주되는 것이 아니라 유적 존재성이야말로 개인의 자립성을 제한하는 것이므로 타파하여야 할 대상인 것이다. 설령 개인과 개인이 결합하는 경우에도 이는 재산과 개인적 신변안전을 위한 사리사욕을 위한 것에 불과하다는 것이다.
좌우파를 막론한 이러한 인권관념에 터잡아 본다면, 인권은 개인의 권리에 환원될 뿐 정치적인 의의를 갖지 못하며, 권력에 의한 인권침해에 대해서도 실천적이고도 정치적인 의미로 대항하지 못한다는 것이다.
하지만, 인권에 대한 이상과 같은 종래의 이해는 인권의 이데올로기비판에 지나치게 경도된 것이기도 하다. 즉 인권을 확보함으로써 초래하는 사회변동 즉 공적 공간의 형성이 갖는 의미에 대해 정확히 음미하고 있지 못하다는 것이다. 이러한 경도된 인식은 {인권선언}을 이해하는데 있어서도 단적으로 나타난다. 마르크스는 [자유란 타인을 해하지 않는 범위 내에서 모든 것을 할 수 있는 것]임을 천명하는 인권선언 제4조에 경도되어 이해하기 때문에 자기에 국한된 권리로만 본다는 것이다. 하지만 인권선언에는 사적 이기주의 극복을 위한 자유로운 공적공간형성의 가능성도 제공하고 있다고 볼 수 있다는 것이다. 이와 같은 의견의 주창자는 르포르이다.
르포르는 의견의 자유(제10조)와 표현의 자유(제11조)에 대해 주목한다. 즉 [이는 가장 중요한 인간의 권리이며, 언어·문자·사고에 의해 자신을 외부와 결합시키는 권리]라는 것이다. 이에 기초하여 르포르는 인간은 의사소통(커뮤니케이션)의 자유를 인권으로서 갖기 때문에 자유로운 공적 공간의 형성이 가능해 진다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