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내용
그리고 헤겔 등 계몽철학자들에서 가장 두드러지는 큰 이야기는 모든 분야의 과학적 지식들을 하나로 통합한 총체적 체계로서 실재에 관한 완벽하고 절대적인 인식을 추구한다. 모던의 큰 이야기는 궁극적인 목적을 전제하고 개별 과학을 이 목적에 근거하여 정당성을 부여하고 전체의 통합을 꾀하기 때문에, 이 큰 이야기는 스스로 정당하다고 주장하고 다른 이야기의 근거라고 주장한다. 즉, 그것은 자신이 이야기가 아니라 보편적 진리라고 보고, 결국 이 틀안에서 역사는 ‘해방’이니 ‘절대지’를 추구하는 과정이고, 그 목표에 단계적으로 접근하고 진보하는 과정으로 이해한다.
그러나 모던시대를 통해서 자연스럽고 당연한 것으로 받아들여져 온 큰 이야기들은 이제 의심을 받게 되었고, 그것에 동의를 이끌어 낼 수 있는 능력을 상실했다고 포스트모던주의는 보고 있는 것이다. 포스트모던은 이러한 큰 이야기 또는 메타이야기를 불신하고 작은 이야기들에 만족한다. 보편적이고 객관적이라는 망령을 뒤집어쓰고 있는 하나의 커다란 ‘억압적 이야기’가 지배하지 않는 ‘다수의 자유로운 이야기들의 공동체’를 상정하고 있는 것이다. 포스트모던은 문화를 하나의 통합된 場이 아니라 작은 이야기들이 이질적인 채로 공존하는 장으로 해체한다. 여기에서는 차이와 이질성이 공존한다. 각 이야기들을 지배하거나 또 지배당하지 않고 각자의 기준과 가치에 따라 존재 근거를 갖는다. 이를 위해서는 하나의 중심이나 총체성으로 다양성을 억압하지 않아야 할 것이며, 결코 그 다양성을 억압하는 어떠한 종합이나 통일도 만들지 않는다.
예를 들면 각각 작은 이야기들은 장기, 바둑, 카드놀이, 축구, 탁구, 당구 등과 같이 각자의 놀이 규칙을 갖고 있는 것처럼 이질성과 차이를 띠는 각자의 정당성과 규준을 갖고 있다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