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내용
위에서도 지적한 바 있지만, 북한의 식량난은 2년 동안 계속된 유례 없는 홍수와 냉해 등 자연재해로 인한 곡물감산에도 그 원인이 있겠지만 보다 근본적인 원인은 사회주의 경제체제에서 오는 구조적 문제점에서 비롯되었다고 보는 것이 타당하다.
홍수피해의 직접적인 원인은 무분별한 산림훼손과 다락밭 건설 등에 기인한 것으로서 사실상 천재라기보다는 소위 「주체 농법」을 고집해 온 북한 당국의 잘못된 정책추진에서 비롯된 인재인 것이며, 복구의 지연도 낙후된 장비와 노동력의 비효율성에서 그 원인을 찾아야 할 것이다.
이외에도 북한 식량난의 근본원인이 되고 있는 구조적 문제점을 구체적으로 정리해 보면 다음과 같이 요약될 수 있다.
첫째, 군사부문에 대한 집중적인 투자 등 중공업 우선주의에 입각한 북한경제의 불균형 정책은 결과적으로 경공업 및 농업부문을 상대적으로 크게 낙후시켰으며,
둘째, 사회주의 집단농장식 생산체제로 인한 동기부여 결여, 농민들의 생산의욕 저하 등으로 노동 및 토지생산성 저하를 자초하였고,
셋째, 북한지역은 전체 면적의 80% 이상을 차지하는 산지로 구성되어 있어 위도와 해발고도가 높음에 따라 곡물생산성에 한계가 있는데다가 밀식재배와 다락밭 건설과 같은 소위 「김정일 주체농법」을 고수한 것도 주요원인이라 할 수 있다.
넷째, 전반적인 경제난, 에너지난으로 인하여 농업생산에 필수적인 비료, 농약, 농기계 등 농업용품의 공급이 제대로 이루어지지 못하고 있으며,
다섯째, 노동력이 군사부문으로 유출되어 농업생산을 위한 노동력이 격감하고 농촌지역은 대부분 여성과 노인중심으로 구성되어 있어 생산성을 하락시키는 요인이 되고 있다. 이 같은 현실은 전 북한 도농촌경리위원회 지도원이었던 김광일씨의 증언에서도 북한 협동농장의 분조장은 대부분 여성이며, 농업 노동력도 대부분 여성이라는 사실이 확인된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