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핵통위가 가동된 이래, 한국측은 5월중 사찰규정 마련과 6월중 사찰실시라는 합의사항을 이행하기 위해 핵통위에서 당연히 사찰규정의 실질적 토의가 시작될 것이라고 예상하여 회담에 임했으나, 북한은 소위 「이행합의서」가 채택되어야지만 사찰규정 토의에 들어갈 수 있다는 입장을 취하기 시작했다. 북한이 내건 「이행합의서」는 「비핵화공동선언」의 각조를 되풀이하는 가운데 「선언」당시 북한이 철회하였던 「비핵지대화 논리를 슬그머니 되살린 것이었다. 이후 북한은 철저하게 「이행합의서」의 선채택을 주장하여 상호사찰이라는 핵심쟁점에 접근하지 못한 채 형식문제만을 붙들고 논쟁을 끌므로서 핵통위를 공전시키는 정책으로 일관하였다.
특히 북한은 사찰규정에 대한 진전이 전혀 없는 가운데 5월 27일 열린 5차 핵통위회담에서 다음 회담을 6월 16일로 고집함으로써 「5월 중 사찰규정 마련, 6월 중 상호사찰 실시」라는 합의사항을 일찌감치 파기하여 남북 상호사찰 기피자세를 여실히 드러낸바 있었다.
한편 남북한은 상호사찰의 접근방식에 있어서 엄청난 차이를 보였다. 한국측이 상호주의와 대칭성에 입각한 남북 상호의 민간 시설과 군사시설을 사찰할 것을 제한한 반면, 북한측은 한국은 영변만 볼 수 있는 대신에 자신은 남한 내 모든 핵시설 및 미군기지를 사찰할 수 있도록 하는 공정치 못한 사찰안을 주장하였다. 특히 북한은 자신의 군사기지에 대한 사찰을 명백히 반대하였다. 또한 한국측은 비핵화의 투명성을 보장하는 가장 효과적 방법으로 특별사찰을 상호사찰제도에 도입하려는 반면, 북한은 공동선언의 범위를 넘는다는 점을 들어 특별사찰을 반대하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