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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렇게 자연에 의해 양육된 어린이는 아무런 근심도 없고 화를 낼 줄도 모르는 존재들이다. 그들은 인간사회를 구성하는 복잡한 가치기준에 얽매이지 않고 자유롭기 때문에 제반 우려와 분노로부터 자유로울 수 있는 것이다. 즉 문명사회의 어린이가 정규적 혹은 비정규적 교육을 통해 인간사회의 제반 가치기준을 익히고 그 가치기준에 구속되어 가는데 비해, 심종문의 어린이들은 태어날 때의 몽매한 본질을 그대로 유지해나간다. 이 몽매함이란 일차적으로 시비선악에 대한 분별이 없다는 의미로 이해된다. 노자의 생각을 빌리자면 시비선악에 대한 구별은 세계에 대한 자기식의 가치판단에 불과한 것으로 그것은 철저히 상대적인 것이라서 즉시 상대적 입장에 있는 대립되는 가치관을 만들어낸다. 즉 무엇을 아름답다고 하는 순간 추함이라는 상대적 개념이 나타나게 되고, 선과 악, 있음과 없음, 어려움과 쉬움, 길고 짧음, 높고 낮음, 소리와 메아리, 앞섬과 뒤쳐짐 등의 상대적 개념이 출현하게 된다는 것이다. 그런데 이같은 상대적 개념에 대한 이해, 혹은 분별적 지혜는 항상 사람으로 하여금 그 처하고 있는 상황이나 가지고 있는 사물을 다른 무엇과 비교하도록 만든다. 이로 인해 인간은 항상 근심과 분노속에서 생활하게 되는 것이다. 그래서 노자와 같은 사람들은 분별적 지혜가 사라지면 근심이 없게 된다고 주장하였던 것이다. 마찬가지로 이러한 상대적 가치의 구별이 없는 세계에는 행복만이 존재한다는 것이 심종문의 생각이었고 이것은 태초의 시간도 없고 공간도 없던 혼돈의 세계에 대한 장자의 생각과도 일맥상통한다. 심종문의 소설에서 시골어린이들은 특히 학교 교육에서 자유로우므로 혼돈, 혹은 몽매함의 상태를 유지하고 있는 인물로 묘사된다. 그들은 ≪변성≫의 취취나 ≪산귀≫의 모제들처럼 완전히 방목되거나, ≪재사숙≫의 나처럼 학교교육으로부터 끝없이 탈출하고 있는 인물들이다. 심종문의 어린이들에게 있어서 학교는 심한 경우 지옥으로 인식되기까지 한다.
참고문헌
삼련서점편, ≪심종문문집≫, 삼련서점출판사, 198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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