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내용
1. 정상회담의 의미
남북정상회담이 개최되기 전까지 한반도 문제 해결을 위한 중심축은 북·미회담이었다. 따라서 한반도 문제 해결을 위한 당사자로서 한국의 직접적인 입장 개진에 애로가 있었다. 한국은 미국과 96년 4월, 4자회담 공동 제의를 통해 기존의 북·미회담 구도에 중국과 한국을 추가함으로써 4자회담을 통한 남북대화를 시도하였으나 7차에 걸친 회담 자체로서는 뚜렷한 성과가 없었다.
이렇게 볼 때 2000년 6월 13~15일 개최된 남북정상회담은 그 동안 한반도 문제를 북한과 미국이 논의하는 비정상적인 상황에서 벗어나 한반도 문제의 당사자 해결원칙이 정착될 수 있는 계기를 마련하였다. 특히,「6. 15 남북공동선언」 첫 항에서 남북이 통일문제를 ‘자주’적으로 해결해 나가겠다고 합의하여 통일문제에 관한 당사자 해결원칙이 천명되는 등 남북정상회담을 계기로 한반도 문제를 남북이 협의하여 해결해 나갈 수 있는 환경이 조성되었다.
그러나, 남북정상회담이 개최되었다고 하여 한반도 문제에 대해 주변국이 가지는 이해관계가 줄어들거나 사라진 것은 아니었다. 남·북한 모두와 우호관계를 유지하고 있는 중국은 남북관계가 개선됨에 따라 중국이 행사할 수 있는 ‘건설적인 역할’의 범위가 커질 것으로 기대하고 있으며, 러시아는 그 동안 북·미회담 및 4자회담 과정에서 소외되었던 외교적 입지를 만회하기 위해 푸틴 대통령이 최근 북한을 방문하는 등 자신의 존재를 부각시키는 데 열중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