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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동체 + 생명주의
세상이 온통 불투명하다. 이젠 어떤 이념도, 종교도 철학사상도 우리의 불안을 위안하지 못한다. 역사는 더 이상 가장 투명한 인간의 논리가 아니다. 인간은 가장 혐오스러운 동물이며, 이성은 이기적인 유전자의 장난이다.
휴머니즘의 종말
그래서 현대의 선지자들은 엄숙한 목소리로 ‘휴머니즘의 종말’을 선포한다. 예컨대 ‘과학·기술·자본의 진보를 믿지 말라. 도덕은 인간을 자연과 결합시켜주기보다 자신을 파괴하는 악마적인 힘일 뿐이다. 어떤 고상한 도덕도 인류를 구원하지 못할 것임을 명심하라, 이성능력과 휴머니즘을 포기하라’ 등등.
20세기 문명에 대한 이런 우울한 반(反)휴머니즘 선언에도 우리는 무엇을 희망할수 있을까, 그 해답으로 ‘공생체의 언덕에 올라 보라’고 말하고 싶다.
공생체란 공동체와 생명주의를 결합한 용어로 생명중심적 연대와 결속의 공동체 이념이다. 그 곳으로 가는 사람들은 ‘근대적 이성의 지팡이’를 짚고, 인간과 모든 생명에 대한 지독한 긍정의 눈빛을 가져야 한다. 거기서 인권은 생명권으로, 윤리는 생태도덕이 된다. 공생체는 공적 세계와 생활 세계가 하나로 통합된 사회다. 그런 만큼 개인의 자유와 공동체 사이의 무모한 대결을 넘어서는 생명중심의 자주관리 사회다.
공생체는 ‘이성’을 홀대하지 않는다. 공생체 이념은 이성을 협동과 감정이입, 생명권에 대한 책임감, 공동체와 연대라는 ‘살아있는 합리성’으로 이해한다. 오늘의 저 ‘약탈적 사회’는 이러한 살아있는 합리성으로 인도하는 사회로 대체돼야 한다.
공생체 = 휴머니즘
나아가 공생체는 휴머니즘을 옹호한다. 자유의 진보로서 인간 역사는 계속될 것이라는 희망을 포기하지 않는다. 후기 기술사회의 불투명한 과학논리 대신 인간에 대한 무한한 긍정을 담은 ‘상생의 윤리’를 내면화함으로써 공생체는 생명권 전반에 신뢰와 정감(情感)을 확대하는 새로운 휴머니즘이다.
공생체는 차이를 관용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