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내용
①은 성공을 기약하며 출향한 후 원산의 여관에서 돈도 없이 숙식을 해결하다 곤욕을 치룰 때 윤생원이 나타나 도와주는 장면이고, ②는 안동현에서 서울을 향해 걷던 도중 순천에서 대동강을 건너기 위해 선가도 없이 배를 탔다 끌려갔으나 오히려 송빈의 처지를 동정한 뱃주인에게 은혜를 입는 장면이다. 두 경우 모두 송빈은 여물을 훔쳐 콩을 가려 먹고 여물 저장소인 ‘깍지우리’(p. 76)에서 밤을 지새고, 시들은 실과 껍질을 주워다 씻어 먹고 수수밭에서 잠을 자야하는 처지였다. 윤생원은 송빈을 무역중개상인 물산객주 사환으로 소개해 주었고, 수상 운송업이 본업인 뱃주인은 송빈을 일꾼으로 써 주었다. 이들 덕택에 송빈은 원산과 순천에 한동안 머무르며 다음 여정을 준비할 수 있었다. 원산에서는 「시문독본」 「추월색」 「옥중가화」 「해당화」 등의 문학 서적을 읽을 여유도 가졌고, 순천에서는 몸을 추스리며 겨울을 났다. 이것은 불가능한 일이라고 할 수는 없겠지만 두 경우 모두가 시혜자의 아들로 말미암는다는 사실은 작위적이라 하지 않을 수 없다.
‘원산의 우연’은 일회에 그치지 않고 송빈이 고난에 처할 때 반복해 이어진다. 송빈은 서울에 도착해 배재학당 보결생 모집에 들었으나 돈이 없어 입학 수속을 밟지 못했다. 여관에 맡긴 돈도 이틀 후면 다할 무렵 파고다 공원에서 ‘서호쥔님’(p. 103)을 만났다. 그는 서호진에서 해산물 무역상을 하는 사람으로 원산에 오면 송빈이 있던 객주에서 묶었다. 그의 도움으로 송빈은 공영상회에 취직하고 청년회관 야학교 고등과에 입학할 수 있었고, 같은 학교에 재학 중인 ‘윤수 아저씨’(p. 106)와 조우했다. 그와는 안동현에서는 약속을 하고도 만나지 못했었다. 송빈은 그를 따라 은주집 사랑에 들어 본격적으로 공부와 사랑에 빠져 든다. 송빈이 최종 목적지인 동경으로 출발할 때에도 위기가 닥치는데, 여기서도 원산의 우연이 난관을 해결해 준다.
참고문헌
ꡔ이태준 전집ꡕ. 6권: 사상의 월야/법은 그렇지만. 깊은 샘, 1988.
ꡔ이태준문학전집ꡕ, 15권: 무서록. 서음출판사, 1988.
강진호. ꡔ이태준 연구ꡕ. 석사학위논문, 고려대학교, 1987.
김윤식. ꡔ한국근대작가론고ꡕ. 일지사, 1974.
김인환. ꡔ상상력과 원근법ꡕ. 문학과지성사, 1993.
김천혜. ꡔ소설 구조의 이론ꡕ. 문학과지성사, 1990.
류종렬. ꡔ1930년대말 한국 가족사·연대기소설 연구ꡕ. 박사학위논문, 부산대학교, 1991.
민충환. ꡔ이태준 연구ꡕ. 깊은 샘, 1988.
박헌호. ꡔ이태준과 한국 근대소설의 성격ꡕ. 소명출판, 1999.
안남연. ꡔ이태준 장편소설 연구ꡕ. 대영현대문화사, 1993.
신동욱. 「이태준 작품의 문학적 의미」. ꡔ한국해금문학전집ꡕ. 삼성출판사, 1988.
윤석달. ꡔ한국현대가족사소설의 서사형식과 인물유형 연구ꡕ. 박사학위논문, 고려대학교, 1991.
이만열 편. ꡔ한국사 연표ꡕ. 역민사, 1985.
이병렬. ꡔ이태준 소설 연구ꡕ. 평민사, 1998.
이상갑. 「‘사상의 월야’ 연구」. 상허문학회 편. ꡔ이태준 문학연구ꡕ. 깊은샘, 1993.
이익성. 「‘사상의 월야’와 자전적 소설의 의미」. 한국현대문학연구회. ꡔ한국근대장편소설연구ꡕ. 모음
사, 1992.
이주형. ꡔ1930년대 한국장편소설연구ꡕ. 박사학위논문, 서울대학교, 1983.
이태준. ꡔ가마귀ꡕ. 한성도서주식회사, 1937.
장영우. ꡔ이태준 소설 연구ꡕ. 태학사, 1996.
정현기. 「이태준 연구」. ꡔ세계의 문학ꡕ. 1988 가을.
조동일. ꡔ한국문학통사ꡕ. 5권. 제3판. 지식산업사, 1994.
최혜실. 「이태준 장편 소설에 나타나는 애정의 삼각 구도」. 한국현대문학연구회. ꡔ한국근대장편소설
연구ꡕ. 모음사, 1992.
홍일식. ꡔ한국개화기의 문학사상 연구ꡕ. 열화당, 1980.
Foster. E. M. Aspects of the Novel. Edited by Oliver Stallybrass. Harmondsworth: Penguin
Books, 197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