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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가 이 겨울에 몹시 춥고 쓸쓸한 것은 IMF 때문인 것 같습니다. 전세계에서 가장 큰 노조는 독일 금속연맹입니다. 노조원이 320만 명이고 상근자가 2천 명입니다. 이 금속연맹은 독일 민주주의의 보루와 같은 존재입니다. 보수파들이 집권하여 서민 대중에 불이익한 정책을 펼 때 여기서 총파업에 들어가면 꼼짝 못합니다. 그런데 이번에 우리 나라에서는 ‘전백련’(전국백수건달연합회)이라는 세계에서 가장 큰 산별노조가 하나 떴습니다. IMF 때문에 애써 교육받고 사회에 나온 사람들이 실업자가 됩니다.
저는 우리가 IMF를 잘 묵상하면 좋은 진리의 빛이 있지 않은가 생각합니다. 첫째, IMF를 겪으면서 역사의 ‘시간차이’라는 게 참으로 냉혹하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언제나 바깥 세상의 변화 속도는 우리 내부의 개혁 속도보다 훨씬 빨랐고, 그 역사의 시간차만큼 혹독한 시련을 겪곤 합니다.
제가 감옥에서 IMF를 맞아 전세계 역사를 검색하면서 가장 유사한 사례를 뽑아 보려고 했더니, 가장 유사한 게 한말(韓末)입니다. 대원군이 쇄국 정책을 썼기 때문이라고 알고 있는데, 깊이 공부를 해보니 대원군도 개혁을 위해 정말 많이 노력했습니다. 유교 기득권 사회, 양반 지주계급 사회의 근거지가 서원이었는데, 서원에 또아리를 튼 양반 토호 세력들이 조세개혁을 하거나 소작료 비율을 개혁하여 민중들을 위한 정책을 쓰려고 하면 강력한 반대를 했습니다. 지금의 재벌들보다 더한 수구 기득권 세력이었습니다. 이 세력을 부수기 위해서 서원을 철폐하려고 하니, 왕권을 흔드니까 상징적으로 광화문과 경복궁을 지었습니다. 그래서 빨리 개혁 개방을 하려고 당시 중국으로 사람들을 보냈습니다. 세계 변화에 적응하려고 내부를 개혁하고 주체적으로 일어서기 위해 참으로 처절한 노력을 했습니다. 그런데 왜 망했을까요? 역사의 시간차이 때문입니다. 세계열강은 우리 내부의 개혁 속도보다 빠르게 산업화를 해서 막강한 군비를 가지고 먹어 들어왔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