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내용
다음으로 ㉡의 부분은 혜능이 입적한 713년에서 정확하게 20년 후가 되는 개원 20년(732)에, 신회가 활대에서 신수의 북종을 비판하고, 남종의 독립을 선언한 무차대회를 염두에 두고 있다. 이점과 관련하여, 돈황본 『육조단경』에는 다음과 같은 구절이 보인다. 법해가 혜능에게 누구에게 가사와 법을 전했는지를 묻자, 혜능은 “법은 이미 부촉되었다. 내가 입멸한 20년 후에 삿된 법이 요란할 때, 한 사람이 나타나 신명을 다하여 시비를 굳게 세울 것이다. 이것이 나의 정법이다.”고 말한다. 이것은 분명하게 신회가 활대에서 북종을 향한 남종정시비를 론한 사실에 기초한 기록이다. 또한 이는 돈황본『단경』이 바로 신회계의 인물에 의해서 편찬되었다는 사실을 뒷받침하는 대목이기도 하다. 그런데 종밀은 한 걸음 더 나아가서, 신회에 의해서 주도된 활대의 무차대회가 혜능의 부촉에 의한 것임을 말하고 있다.
마지막으로, ㉢의 문장은 실명을 거론하여 하택신회가 바로 칠조임을 감추지 않고, 공연한 비밀(밀시)처럼 묘사하고 있다. 혜능의 법을 이은 사람은 바로 ‘높은 산봉우리’인데, 그는 바로 신회의 속성인 고씨인 까닭이라는 것이다. 여기서 부촉한 인물이 누구인지를 묻는 물음에 대한 대답을 법해의 입을 빌린 것이나, 남·북종의 경계선으로 사용된 대유령도 역시 돈황본『단경』의 기술을 기정 사실화하는 효과를 가진다. 이밖에 근거로 종밀은 실응사에 신회화상의 탑이 안치되어 있고, 정원 12년(796)에 황태자의 칙에 의해서 각 선문의 종지를 해정하여 마침내 신회를 칠조로 모시었는데, 신룡사에 그의 명기가 있다고 한다. 이것으로 보면 종밀은 분명하게 신회를 혜능의 법을 이은 제칠조로 인식하고 있었고, 또 그것을 현창하는데 열중하였다. 다른 말로 표현하면 하택종은 정계이며, 상대적으로 마조의 홍주종은 방계라는 주장을 하고 있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