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내용
우리 기독교 신앙인들은 서로에게서 배워야 한다. 작년 말에 가톨릭과 개신교의 루터교는 이신칭의(以信稱義: 믿음으로써 의롭다고 인정받는다는 내용)의 교리에 신앙적으로 일치하고 있음을 확인하였다. 나는 그것을 기독교인들의 삶에 중차대한 사건이라 간주한다. 죄인인 인간은 하느님 앞에서 선한 행위로써 구원받는 것이 아니라 오직 하느님의 은혜로 구원받는다. 기독교 신앙인이란 하느님의 구원의 은혜를 오직 믿음으로 수용하고 있는 사람이다. 하느님께서는 죄인된 인간이 당신을 인정하고 믿는 것을 의롭다고 인정해 주신다. 이렇게 의롭다고 인정받은 사람이 의로운 행위의 열매를 맺으며 살 수 있는 것 또한 하느님의 은혜이다. 이러한 이유로 개신교는 오랫동안 `오직 믿음`을 강조하여 왔다. 그러나 개신교인들은 오직 믿음의 함정에 빠져서 선한 행위의 삶을 소홀히 하기도 했다. 이제 가톨릭과 개신교가 이신칭의의 교리에서 서로 일치하고 있음을 확인함으로써 개신교는 선한 삶의 차원을 더 생각하게 되었고, 가톨릭은 믿음의 영성을 더 생각하게 되었다. 서로를 통한 자기 신앙의 보완이다. 원래 믿음이란 믿음의 분량만큼 선한 행위로 드러나야 하는 것이고, 기독교인들의 모든 선한 행위는 믿음에 근거하여 표현된 것이 아닌가!
한편 기독교 신앙은 참으로 넓은 신앙이다. 기독교 신앙은 특정한 교리로 다 담을 수 없는 신앙이기 때문이다. 이 세상의 그 누구도 기독교 신앙 자체를 간단히 통합하거나 다 경험할 수는 없다. 각자의 경험과 상황이 다 다르므로 하느님에 대한 이해와 신앙고백도 다를 수 밖에 없기 때문이다. 자신의 신앙과 다르기 때문에 다른 신앙은 부족하거나 잘못된 신앙이라고 판단하는 기독교 신앙이 있다면 그것은 더 이상 기독교 신앙이라 말할 수 없다. 기독교 신앙은 어떤 경우에도 자기 신앙의 완전성을 주장할 수 없는 신앙이며, 자기 신앙의 부족한 어떤 부분 때문에 오히려 다른 신앙의 모습들을 필요로 하는 신앙이다. 여기에서 신자들간의 교제가 요구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