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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판법학
그러면 법조사회주의를 제외하고 나머지 이론들을 간단하게나마 설명해 보겠습니다.
먼저 미국의 비판법학(critical legal studies)입니다. 사실 이 비판법학은 맑시즘의 연장선상에 있다고 보기는 어렵습니다. 비판법학은 미국의 법현실주의와 또 비판적인 자유주의의 사상이 결합되어 나타났다고도 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상당수 비판법학의 학자들은 맑시즘의 개념과 정신을 반영하고 있습니다. 우선 게이블(P.Gabel)의 경우 맑스의 물화(reification)의 개념을 통하여 자본주의 법체계의 위선성을 폭로합니다. 여기서 물화란 인간의 사회적 관계를 추상적인 법적 관계로 즉 사물적 관계로 호도하는 것을 말합니다. 예컨대 법은 노동자와 자본가 간의 대결을, 그들이 처한 계급, 경제력, 교육수준 등에 대한 감안 없이 단지 양 대등한 당사자 간의 법적 분쟁으로 전환시킵니다. 이렇게 노동자와 사용자를 ‘물화’시킴으로 해서 그들은 법적으로 단지 ‘대등한 계약 당사자’로 환원되고 결국 지극히 의심쩍은 ‘평등’을 하나의 완전한 ‘사실’로 제시한다는 것입니다. 또한 비판법사학의 대표자인 호로위츠(M.Horowitz)는 미국의 산업혁명을 전후(1780-1860)하여 사법, 즉 소유권법, 계약법, 불법행위법의 기본원칙이 새로운 자본축적의 요구에 어떻게 부응하여 변용되어 왔는가를 분석하였습니다. 소유권 관념의 변용은 새로운 개발자의 이익에 봉사했고, 과실책임주의는 기업의 책임범위를 감소시킴으로써 주민과 경제적 약자의 희생 위에 값싼 개발을 가능케 하였으며, 계약자유의 원칙은 매수인과 임노동자의 손해 위에 상인과 운송업자, 사용자의 이익을 위해 기여했다고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