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내용
귀납법(歸納法)만이 아닌 연역법(演繹法)도 중시하여, 양자의 상즉적(相卽的) 관계에 의하여 이성(理性)의 올바른 추리인 철학이 성립된다고 생각하였다. 그의 주요저서인 《철학원리》는 제1부 <물체론>(1655), 제2부 <인간론>(58), 제3부 <시민론(市民論)>(42, 47) 등 3부로 나누어졌는데 베이컨 학설보다 더 체계적으로 구축되었다. 제1부 <물체론>에서 그는 자연학(自然學)을 철학의 기초에 두었고, 아리스토텔레스의 형상인(形相因)·목적인(目的因)을 버리고 전실재(全實在)를 물체와 그 운동이라는 동력인(動力因)만으로 설명하려는 유물론, 즉 자연주의 입장을 취하였다. 자연적 물체에 대한 이와 같은 생각을 인위적 물체인 ‘인간’이나 ‘국가’에도 미치게 하여, 감각·감성(感性) 등의 인식의 이론이나 정념론(情念論), 윤리학, 법·사회의 이론에도 적용하였다. 정신은 미세한 물체이고, 인식은 외계의 운동이 감관(感官)에 주는 인상에서 생기며 실재의 모사(模寫)가 아니고 주관적이라 하였다. 이는 기억 속에 저장되어 있으며, 지적인 판단이나 추리는 그 표현수단으로서 언어를 필요로 하는 것이지만, 후자도 실재에 근거하는 것이 아니고 개개의 물체만이 실재하는 것이며, 추상적·보편적 개념은 기호(記號)에 지나지 않는다는 것이다. 그의 견해는 중세(中世)의 W.오컴 등에서 현저했고, 또 후일의 영국 경험론에서 보는 고유한 유명론(唯名論)의 전형적인 예이다. 수학(數學)은 앞에서 말한 기호로서의 보편자(普遍者)에 관계되는 지식의 모범이라 하였다. 감정이나 정서에 대해서도 똑같은 원리에서 다음과 같이 설명하였다. 외적 자극에 대한 이론적 반응이 감각인 데 반하여, 실천적 반응은 쾌(快)·불쾌(不快)의 감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