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내용
사서에서도 리는 아주 드물게 등장한다. 그런데 리뿐만이 아니라 리와 별다른 구분 없이 쓰이는 도도 가치론적 의미로 사용될 뿐, 자연법칙의 의미로는 사용되지 않는다. ꡔ론어ꡕ에서 도는 인간이 살아 나가는 데 따라야 할 도리를 가리킬 뿐이다. 그리고 세상 모든 일은 이 도로부터 말미암는다. ꡔ맹자ꡕ의 경우에도 도는 자연의 법칙이 아니라 그저 사람이 사는 도리일 뿐이다. 맹자에게서도 리라는 개념은 거의 발견되지 않는다. 다만 만인에게 의와 함께 공통적으로 부여되어 있는 것으로 한 번 사용될 뿐이다. ꡔ중용ꡕ뿐만 아니라 ꡔ대학ꡕ에서도 도는 사람들이 살아야 할 가치규범을 포괄하는 의미이며, 질료·에너지로서의 기와 원리·법칙으로서의 리를 구분하는 사고는 나타나지 않는다. 리나 기의 개념은 ꡔ대학ꡕ에서는 전혀 사용되지 않고, ꡔ중용ꡕ에서도 기는 혈기로 리는 조리 정도의 의미로 사용된다. 이렇게 본다면 자연에 대한 존재론적 분석보다는 인간사회의 윤리규범에 관심을 기울였던 선진유가의 사고의 특성이 리개념의 사용에서도 드러나는 것이다. 다만 인간사회의 윤리규범이 이토록 강조되는 것을 보면 윤리규범을 상징하는 도·리 등의 추상개념이 장차 독립적인 실재로 자리잡게 될 가능성을 엿볼 수 있다.
역에서 현상의 변화에 대한 설명에 초점을 맞추고 선진 유가에서는 인간사회의 윤리규범에 관심을 기울인 데 비해, ꡔ노자ꡕ에서는 근원적 실체와 자연의 법칙성에 주목한다. 노자에 의하면 우주 만물의 근원에 그 무엇인가가 존재하며, 노자는 그것을 ‘도’라고 부른다. 그런데 그 ‘도’는 음양으로 구성되는 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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