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내용
북(조선)이 영변에서 기존 핵시설 이외에 핵무기 개발에 전용될 수 있는 시설공사를 진행하고 있는 현장을 미국 첩보위성이 처음 포착했던 때는 1982년 4월이었고, 그에 근거하여 미국의 전문가들은 북(조선)이 그 핵시설을 착공한 시점이 1979년이라고 추정했다. 그 뒤로 미국은 끊임없이 영변 핵시설을 촬영・감시했고, 시간이 흐르면서 북(조선)이 핵무기를 만들고 있는 게 아니냐는 의혹을 점점 더 짙게 느꼈다. 1986년 3월에 미국은 영변 핵시설단지를 촬영한 첩보위성의 영상자료에서 두 가지 중요한 대상물을 발견했다. 하나는 핵시설 부근에 있는 구룡강 모래밭에 생겨난 몇 개의 원통형 폭발구덩이들(cylindrical craters)이고, 다른 하나는 축구장 두 개 길이가 되는 거대한 직사각형 건물이 건설되고 있는 공사현장이다.
미국의 핵전문가들은 그 폭발구덩이들이 핵무기 개발과정의 둘째 단계에서 진행하는 고폭실험(experimental high-explosive detonations)이 남긴 흔적이라고 파악했다. 1989년 6월 미국의 핵문제 전문가들은 북(조선)이 영변지역에 고폭실험장을 건설했다고 발표하였다. 북(조선)은 1980년대 중반부터 1991년까지 영변의 구룡강 모래밭에서 고폭실험을 약 70차례 실시하였다.
미국의 핵전문가들은 그 거대한 직사각형 건물의 용도가 무엇인지에 대해서 촉각을 곤두세웠다. 그로부터 몇 달 뒤에 그들은 이 건물의 용도가 무엇인지를 알아낼 수 있는 결정적인 단서를 찾았다. 1987년 2월 미국은 첩보위성이 촬영한 영상자료에서 아직 지붕을 씌우지 않은 그 거대한 직사각형 건물 안에 두터운 벽으로 된 격실(cell)들이 많이 배치되어 있음을 발견한 것이다. 미국의 핵전문가들은 이 격실들이 플루토늄을 분리・추출하는 공정을 위하여 배치된 것이라고 판단했다. 얼마 뒤 그 건물에는 지붕이 씌워졌고, 그때부터 미국은 그 건물 안에서 무슨 일이 벌어지고 있는지를 상상에 맡길 수 밖에 없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