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내용
우리는 지금 세계적으로나 국내적으로 전환기적인 상황을 맞이하고 있지만 새로운 정치이념이나 비젼을 제시하지 못한채 정치부패와 패권적 정치지배의 악순환을 되풀이 하고 있다 . 이른바 군부 권위주의가 청산되고 민주화가 진행되고 있지만 한국 민주주의의 진정한 모델이 어떠한 것인지에 대해서는 뚜렷한 청사진을 제시하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민주 대 독재의 대립축이 사라진 후 정당간에는 정책이나 이념의 차별성이 애매해져 기존의 정치적 경쟁 틀에 대한 근본적인 변화가 요구되고 있을 뿐만아니라 선거운동이나 정치적 관행에 대해서도 일대 혁신이 요구되고 있지만 우리는 아직도 지난 반세기간의 정치적 지배와 대결과정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는 것이 사실이다.
우리가 새로운 시대적 요구에도 불구하고 정치의 구조적 특질과 과정의 불일치 속에서 계속 방황하고 있는 것은 무엇보다도 지난 40여년간의 고도 경제성장이 생성해 놓은 사회 정치적 이익구조와 밀접히 연관되어 있다. 탈냉전과 탈 권위주의 시대에 걸맞는 참여형 발전모델과 정치패턴에 대한 열망에도 불구하고 고도 경제성장이 생성시켜 놓은 이익구조의 정치적 세력분포는 아직 이렇다 할 선진형 정치경쟁의 이념과 정책 패키지를 만들어 내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이와같은 열망과 현실 정치패턴 사이의 모순은 국가에 의한 의회의 선점(pre-emption) 현상, 지역주의에 바탕을 둔 정당정치와 선거양태, 그리고 관료적 권위주의 발전모델이 잉태해 놓은 정경유착의 패턴에서 잘 나타나고 있다. 따라서 참여형 민주주의의 제도화를 위한 정치이념이나 정책대안을 모색하고 새로운 21세기적 정치질서를 이룩해내기 위해서는 기존의 통과부적 성격의 의회정치를 활성화하고 지역주의 및 정경유착을 극복할 수 있는 정당제도와 선거제도는 물론 대통령 한사람의 인위적 권력행사를 제한할 수 있는 권력구조의 개혁을 시도하지 않으면 안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