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내용
3. 본 역서와 관련된 논쟁
본 역서가 인류학계에, 특히 미국의 인류학계에 끼친 영향은 지대하다고 할 수 있다. 참고로 말하자면 1970년대 후반과 1980년대 미국의 인류학 학술지인 American Ethnologist에 실린 논문들 중 많은 수의 논문들이 조사 지역과는 상관없이 이 저작을 인용하였을 정도였다. 그런 만큼 기어츠의 입장과 관련하여 많은 논쟁들이 있었을 것으로 짐작된다. 그러나 여기서는 특히 본 역서에 실린 논문 중 “문화체계로서의 종교”와 관련된 논쟁 하나를 소개하고자 한다. 바로 그것은 종교 정의를 둘러싼 논쟁이다.
물론 종교의 개념을 정의하는 것은 기어츠와 같은 인류학자들 뿐만 아니라 종교학자들에게도 중요한 문제였고, 따라서 이에 관한 논의들은 여러 차례 있었으며, 또 현재도 다양한 논의들이 진행되는 중이기도 하다. 가령 네덜란드의 라이덴에 있는 출판사인 E.J. BRILL에서는 1950년대부터 누멘 북시리즈(Numen Bookseries)라는 이름으로 종교학 저술들을 발간하고 있는데, 1993년과 1994년에 연달아 종교 개념을 문제삼는 저술들을 발간하였다.
먼저 1993년에 나온 벤슨 샐러(Benson Saler)의 ꡔ종교를 개념화한다는 것(Conceptualizing Religion)ꡕ이라는 책은 종교에 대한 기존 정의들을 차례로 검토하면서 그것들이 다분히 서구중심적 시각에서 사용되고 있음을 지적하면서 보다 덜 제국주의적이고, 보다 다양한 인류의 문화적 경험들을 아우를 수 있는 정의를 모색하고 있다. 또한 1994년에 나온 ꡔ눈먼 이교도...(‘The Heathen in His Blindeness...’)ꡕ는 발라강가다라(Balagangadhara)라는 인도 출신의 학자가 쓴 것으로 릴리지온(religion)이라는 개념이 서구의 지적 전통을 배경으로 하고 있기 때문에 인도를 비롯한 아시아인들의 경험을 담아낼 수 없다는 것을 주장하고 있다.
참고문헌
카플란, ꡔ인류학의 문화이론ꡕ, 최협 역, 나남, 1994.
가바리노, ꡔ문화인류학의 역사ꡕ, 한경구 외 역, 일조각, 1994.
Geertz, C., After the Fact, Two Countries, Four Decades, One Anthropologist, Cambridge: Harvard Univ. Press, 1995.
Asad, Talal, Genealogies of Religion, London: The Johns Hopkins Univ. Press, 1993.
Saler, Benson, Conceptualizing Religion, Leiden: E.J. Brill, 199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