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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세기 조선 천주교인들의 시간에 관해 먼저 그들의 신앙 생활에 지침을 제공하는 동시에, 새로운 시간을 유통시키는 중요한 통로의 역할을 하였던 의례서들의 보급 상황을 볼 것이다. 이것은 천주교인들의 시간 질서를 명시적으로 규정하고 있다는 점에서 중요한 준거가 될 수 있다. 다음으로 이에 입각한 천주교인들의 신앙 생활이 구체적으로 구현하고 있던 시간의 주기적 리듬이 어떤 것이었는지를 볼 것이다. 여기에는 주일과 축일로 구성된 1년의 시간과 성무일도에 따른 하루의 시간이 관심의 대상이 된다.
1) 신앙 지침서의 보급
이미 이지조(李之藻)가 1629년에 간행한 ꡔ천학초함(天學初函)ꡕ이 조선의 지식인들에게 소개되었기 때문에, 그 속에 실린 ꡔ천주실의(天主實義)ꡕ나 ꡔ칠극(七克)ꡕ, ꡔ영언려작(靈言蠡勺)ꡕ 등을 통하여 천주교의 교리에 대해서는 17세기부터 어느 정도 알려져 있었다고 보아야 할 것이다. 그렇지만 신앙, 또는 (당대의 인식틀로 볼 때 신앙과 비신앙을 구분하는 것이 개념적으로 문제가 있다면) 특정한 교(敎)로서 천주교를 받아들이기 위해서는 그 교를 옹호하는 주의나 주장을 독서하는 것으로는 부족하다. 그런 믿음을 정해진 상징적 행위, 즉 의례를 통해 실천하는 것이 중요하다. 그리고 그것은 실천에 관한 지침서를 필요로 한다.
그렇다면 구체적으로 특정한 날짜나 시간에 맞추어 천주교 신앙을 실천하는 데 결정적인 역할을 하는 서적이라 할 수 있는 이른바 첨례서(瞻禮書)와 일과(日課) 또는 공과(功課)는 언제부터 소개되기 시작하였을까? 달레에 따르면, 북경에서 영세를 받고 돌아온 이승훈이 이벽에게 건네준 물건들 중에 이미 의례서와 일과서가 들어 있었다고 한다.
갑진년(1784) 봄에 이승훈 베드로는, 북경에서 얻은 많은 책과 십자고상과 상본과 몇가지 이상한 물건을 가지고 서…
갑진년(1784) 봄에 이승훈 베드로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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