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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족경제라는 개념이 지닌 이론적·실천적 유용성에도 불구하고, 민족경제라는 개념은 궁극적으로 국민경제라는 개념과 분석적으로 구분가능한가라는 비판으로부터 자유롭지 못하다. 이 비판은 두 측면에서 제기될 수 있다. 하나는 민족경제 영역을 실증적으로 국민경제 전체로부터 분리시킬 수 있는가 하는 것이며, 다른 하나는 완결된 또는 자립화된 민족경제가 국민경제가 아닌 다른 어떤 경제인가 하는 것이다. 이는 자립적 민족경제 건설의 기반이 ‘존재로서의 민족경제’로부터 형성될 수 있는가라는 질문으로 연결된다. 아마 박현채에게 있어서 이러한 비판은 인지되지 않았을 가능성이 높다. 바로 이 점 때문에, 박현채는 박정희에 의해 달성된 남한 경제의 양적 증대에 대해 (자신의 비판에도 불구하고) 자립적 민족경제의 최소한의 물적 기반이 확보되었다는 매우 애매한 평가를 내리지 않을 수 없었을 것이다.
이러한 비판에 직면하여, 타끼자와는 “민족경제가 특정한 생산양식이 갖는 역사적 존재양식으로부터는 일단 자유로운 역사관통적인 개념이라고 하면, 그것은 무엇보다 먼저 이론적인 시각 즉 방법인 것이며, 그것 자체를 반드시 특정한 모습을 가진 실체로서 생각해야 하는 것은 아닐 것이다”(타끼자와 히데끼, 1995, p. 80)라고 말하고 있다. 타끼자와의 해석은 민족경제라는 개념이 칸트의 ‘규제적 개념’에 가깝다는 인상을 준다. 민족경제론에서 ‘당위로서의 민족경제’라는 개념만이 의미를 지니게 되는 것이다.
바로 이 지점에서 민족경제론은 ‘존재로서의 민족경제’와 ‘당위로서의 민족경제’를 이론적으로 결합하는 과제에 직면하게 된다. 아마 이는 민족경제론이 현실에서 이론적·실천적 시민권을 얻기 위해 넘어야할 첫 번째 도전이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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