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내용
1) 부패에 대한 인식 - 부패의 정의 방식
부패에 대한 정의(定義) 가운데 가장 널리 통용되는 것이 ‘사적 이익을 위한 공권력의 남용’이다.(Elliot 1997). 이러한 정의 방식은 사적 이익과 구분되는 공익이 존재하며, 공권력의 정당한 사용과 구분되는 그 남용 혹은 오용의 형태가 있음을 전제한다. 그런데 무엇보다도 이러한 정의방식에서 가장 문제가 되는 것은, 부패에 대한 민간부문의 책임을 논외로 하거나 부착적인 것으로 간주한다는 점이다.
부패를 사익을 위한 공권력의 남용이라고 정의하는 것은 의도했건 의도하지 않았건 부패의 본질을 은폐시키는 효과가 있다. 첫째, 부패는 하나의 관계 속에서 나타나는 현상이다. 예를 들어 대표적 부패행위인 뇌물수수 만을 보더라도 뇌물 공여자와 수뢰자가 있고, 경우에 따라서는 뇌물 공여자가 뇌물 수수관계의 성립에 보다 적극적인 역할을 하는 경우도 있다. 따라서 수요자와 공급자가 있는 쌍방 관계에서 한쪽에만 책임을 묻는 것은 마치 매매춘 행위에 대한 처벌을 몸을 판 여성에게만 가하는 것과 다름없다.
둘째, 부패의 책임이 수요자와 공급자 모두에게 있음을 인정하는 경우에도(Hellman et. al. 2000), 위와 같은 정의방식은 민간부문 내부에서 일어나는 부패를 문제의 영역에서 제외하고 있다. 하지만 뇌물수수와 상납 등의 관행은 민간 기업이라고 해서 결코 예외일 수 없으며, 탈세와 같은 대표적 부패행위는 오히려 민간부문에 고유한 현상이다. 따라서 부패의 외연을 민간부문을 포괄하는 것으로 확장할 필요가 있다.
엘리어트는 부패의 관련 당사자가 누군가에 따라 부패의 유형도 달라진다고 말하고 있다(Elliot 199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