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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해진 길을 간다는 건 어찌 보면 참 쉬운 일이다. 어딘가에 안주하고 싶은 건 정말 떨쳐버리기 힘든 유혹이다.
고등학교 때 memo하는 습관이 있었다. 수업 시간이나 혹 도서관에서 앉아 있다가도 무엇인가 생각나면 적고 다시 정리하고, 가끔 일기도 쓰곤 했었다. 하지만, 오랜 시간 지속하지는 못 했다. 내게는 할 게 있었다. 당장 내일 시험이 있으니까, 과제가 있으니까... 무엇보다 그런 것들이 습관이 될까봐 두려웠다. 그리고, 그렇게 하는 것이 오히려 맘이 편했다.
형은 취미가 참 많았다. 처음에는 대중가요 부르기 써클에 들었다가, 다음 해에는 사진부 써클 창단 멤버가 됐다. 그 때부터 사진기를 들고 이 곳, 저 곳을 돌아 다녔다. 담임 선생님이 사진기를 빼앗겠다는 엄포를 놓았다. 그래도 열심이었다. 학교 문집에 들어갈 사진이란 사진은 모두 형의 작품이었다.
처음으로 난관에 부딪혔다. 고등학교 3학년 때, 조금씩 떨어지는 성적 때문에 고민했던 기억이 난다. 과연 너는 무얼 할 줄 아느냐? 거..참.... 처음으로 인생에 관해 고민 아닌 고민을 했던 때... 첫 고민치고는 그 시기가 너무 늦은 건가? 그 기간은 생각보다 오래갔다.
그냥, 자기의 삶을 의사 권위에 맡긴 채, 그저 살아가는 사람들... 소풍 간다는 사실에 마냥 들 떠, 그냥 좋아하는 사람들... 정해진 구조 안에서의 삶이란... 그리고 자생력이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