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내용
자아인 아트만을 찾아 나선 싯다르타는 금욕과 명상을 통하여 그것을 찾고자 하나 불가능하다는 것을 깨닫는다. 그 이유는 아트만은 결코 외부에 존재하는 것이 아니고 인간의 내면 속에, 사물 그 자체 속에 존재한다는 것을 알지 못했기 때문이다. 그래서 그는 `금욕과 고행의 수도생활`인 `정신세계`와 `부와 쾌락의 속세`인 `자연세계`에서 방황하게 된 것이다. 그러나, 싯다르타는 그러한 사실을 깨닫고 뱃사공 바스데바의 도움으로 강물의 흐름에서 참 자아를 찾고자 한다.(강은 이 소설의 숨겨진 주인공이며 일체의 모순이나 대립을 삼켜 영원한 화합을 만들어 내는 생명의 상징이다.)
아트만을 파악하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시간을 극복하지 않으면 안 되었다. 지금까지 그는 현재의 연속으로서의 미래, 과거의 연속으로서의 현재라고 생각하고 있었으나 강물의 흐름에서 볼 때 현재, 과거, 미래는 하나의 동시성 속에서 파악되어야 한다는 것이었다. 싯다르타는 이러한 명상을 통해 세상에는 어떠한 것도 과거의 일이란 있을 수 없고, 또 미래에 존재한다는 말도 할 수 없는 것이고, 만사는 일체 현재에 있는 것이고, 현존하는 것뿐이라는 깨달음을 얻어 처음으로 시간을 극복하고 아트만의 실체에 다가선다.
그러나, 그에게는 너무도 인간적인 번민이 남아 있었다. 그것은 지식에 대한 사랑의 문제였다. 카마라의 죽음으로 그에게 남겨진 자식 때문에 싯다르타는 고뇌한다. 하지만 싯다르타는 아버지로서의 맹목적인 사랑 속에 무한한 인내의 힘을 발견하고, 그 번뇌 속에서 참다운 선과 절대를 구한다. 그리고 싯다르타는 번뇌와 사랑을 부정하지 않음으로써 대립과 갈등을 초월하여 그 속에 생명과 본질이 있음을 깨닫고 자기 실현에 도달하게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