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내용
저자는 민족주의를 화두로 삼는다. 민족주의를 삼음은 근대의 성격과 관련이 있기 때문이다. 여러 사람들이 민족주의를 기준으로 박정희를 평가함에 대해 저자는 좀 다른 방법으로 평가를 내린다. 민족주의의 규정이 모호한 것이기 때문에 그것에 대한 막연한 규정만을 한다. 그리고 박정희의 민족주의 자체에 대한 평가를 내린다. 즉 그것은 반동적이고, 부정적이라는 것이다. 즉 `반동`에 대한 서술은 있는 셈이다. 그러면 박정희는 근대주의자인가하는 여지가 있다. 책의 어디에도 그가 근대주의자라는 직접적인 언급은 없다. 다만 그의 경제성장 의지가 근대추구라는 전제가 깔려있을 뿐이다.
근대 역시 민족주의만큼이나 다양한 범주와 의미를 가지고 있다. 그리고 그것의 규정에 따라 평가는 다양해진다. 여기서는 내 나름의 근대 규정을 하고 논의를 전개한다. 김호기는 근대의 특징을 세 가지 차원에서 개괄했다. 역사적 시각에서는 16~19세기까지의 큰 변화인 의회민주주의와 자본주의를 들었다. 철학적 시각에서는 그 시기의 새로운 의식, 사상, 이념인 이성, 과학, 합리성 등을 들었다. 사회학적 시각에서는 주술적인 세계에서 근대적 의식, 사상에 의한 생활로의 변화를 들었다. 여기서 주목할 것은 근대의 역사적 시각에서의 특징이다. 의회민주주의는 국민이 국가 정권의 주체라는 국민국가이다. 자본주의는 그런 국민국가를 뒷받침하는 경제방식이다. 즉 근대의 보편적인 특징은 국민국가와 자본주의로 요약된다. 사실 서구 유럽에서는 오랜 투쟁과 혁명을 통해 봉건성을 혁파하여 성취한 것들이다. 하지만 우리는 봉건을 해체하기 전에 일본제국주의의 식민지가 되었기 때문에 국민국가와 자본주의를 위해서는 반제국주의 투쟁과 봉건타파라는 우리만의 특수한 과제가 더 부과된다. 요컨대 우리의 근대화는 국민국가, 자본주의, 반제국주의, 봉건타파를 지향하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