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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러한 20세기 초 중반에나 통용될 수 있는 학교의 규율체제는 개방적이고 자유로운 분위기에서 자라난 오늘의 청소년들의 기질과는 부합하기 어려울 수밖에 없다. 한편 이러한 규율이 학생들을 이끌 수 있는 적극적인 논리나 가치관에 입각해있지 않기 때문에 학교의 도덕적 기능부재가 학생의 저항을 불러왔다고 볼 수 있다.
앞서 언급한 것처럼 애초부터 한국에서는 군사주의와 입시 경쟁의 논리 외에는 학생들을 이끌 수 있는 어떤 가치관이나 이념이 없었다는 상기할 필요가 있다. 정부 수립 후 홍익인간이라는 교육의 이념이 설정되었지만, 그것은 학생들의 행동에 직접 영향을 미치기에는 너무나 추상적이었다. 50여년 동안의 분단, 30여년 동안의 개발독재의 체제는 복종, 경쟁, 성공의 가치 외에 학생들에게 심어줄 아무런 적극적인 가치체계를 준비하지 않았다고 볼 수 있다. 사립학교 역시 특성화된 교육 이념을 갖추지 않았으며, 국가가 지정한 교과과정과 교육내용을 따를 수 밖에 없었다. 단순한 지식전달자로서 교사 역시 학생들이 따라야 할 모델로서의 역할을 상실하게 되었다. 한국사회의 이중성 즉 실제 사회와 도덕교과서의 심각한 괴리 상황을 학생들이 ‘간파’한 것이다. 30 여년간 유지되어온 군사권위주의 체체 하에서 시민사회의 자율성은 극도로 억압되었기 때문에 시민사회 자체의 도덕적 재생력 성장의 억제된 결과, 학교는 교육당국은 교육의 이념, 학업 성취가 아닌 청소년 교육의 지침을 마련하지 못했다. 이것이 바로 오늘의 학교 해체로 나타난 것이다.
이러한 사회 상황 하에서 학교는 문화적 진공 상황에 놓이게 되었다. 학생들은 정당한 권위에 대한 존경도 미래를 위한 현재의 인내도 발휘할 수 없게 된 것이다. 결국 이제 학생들은 과거와 같이 군사주의적인 규율로도 그리고 성적 이데올로기의 유인으로도 잡을 수 없게 되었다. 이렇게 본다면 학교 해체, 혹은 학급 붕괴의 징후들은 파행적 한국식 근대화의 총체적인 귀결이라고 볼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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