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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차 세계대전 후 국제연합의 ‘분리계획(Partition Plan)’이 발표되자 아랍인들은 게릴라 활동을 전개하였고 때때로 대규모의 대이스라엘 전쟁을 벌이기도 하였다. 그러나 전반적으로 아랍민족의 이러한 시도는 모두 실패로 끝나고 말았다. 실패의 원인은 여러 가지로 지적할 수 있지만 기본적으로 서방의 열강들이 이스라엘을 지지하고 아랍민족을 지지하지 않았다는 데에서 찾을 수 있다. 예를 들어서 전쟁기간 동안 서방국가들은 이스라엘에 군비 면에서 지원을 아끼지 않은 반면 아랍국가들에 대해서는 무기 수출을 금지하는 정책을 시행하였다.
이런 상황 속에서 시온주의는 서방국가들의 지원 아래 아랍민족들의 위험을 해소하기만 하면 되었지만, 아랍 민족주의는 이스라엘과 서방 국가들이라는 두 개의 세력으로부터 위협을 받게 되었다. 따라서 이스라엘 국가를 유지시키겠다는 시온주의는 아랍민족의 위협을 제거하는 일관된 과제를 지니고 있었던 반면, 아랍 민족주의는 두 가지 위협 세력 가운데에서 어느 것을 더 큰 위협 세력으로 볼 것이냐에 따라서 성격이 변할 수밖에 없었다. 그리고 아랍 민족주의의 상황을 더 어렵게 만든 것은 아랍 지역이 통일된 국가를 이루지 못하고 지역 국가로 분리, 유지되면서 아랍 민족주의가 지역 국가의 이익을 통합해야만 하는 문제에 직면해 왔다는 것이다.
또한 이스라엘은 초기부터 서구화된 제도를 받아들였으며, 이러한 서구화가 유대교사상 속에서 커다란 갈등을 야기시키지 않았던 반면, 아랍지역은 전통과 근대의 갈등을 세계의 다른 어느 지역보다도 심각하게 겪게 되었다. 그리고 이러한 갈등 양상이 지역 국가에 따라서 달리 나타나고 있으며, 또한 지역 국가마다의 상이한 입장을 정당화시켜주는 이슬람교 사상의 논리가 각기 다르기 때문에 아랍민족의 통합을 지향하는 아랍 민족주의는 또 다른 내부의 난관에 봉착하게 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