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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니 보일 감독의「쉘로우 그레이브」는 미끈미끈하고 비열하고 무자비한 데뷔작이다. 의사 줄리엣 밀러(케리 폭스), 회계사 데이빗 스티븐스(크리스토퍼 에클레스톤), 신문기자 알렉스 로우(이완 맥그리거). 20대 후반에 접어든 세사람은 에딘버러의 아파트에 함께 사는 룸메이트이다. 그들은 남는 방 하나에 또 다른 룸메이트를 들이기로 결정하고, 휴고라는 남자를 선택한다. 여기까지는 모든 것이 순조로운 것처럼 보인다. 문제는 휴고가 약물과다로 사망하면서부터 시작된다. 세사람은 그의 짐 속에서 거액의 돈이 들어 있는 가방을 찾아내고, 돈을 차지하기로 결심한다. 그들이 아무도 모르게 휴고의 시체를 유기하는 과정은 정말 소름끼친다. 휴고의 신원을 감추기 위해서, 그들은 시체를 토막낸다. 전문직을 가진 부유한 그들이지만, 돈 앞에서는 모든 이성적인 판단이 중지된다.
세사람은 거듭「시체를 유기하고 돈을 차지한다」는 단순명료한 공식을 머리에 떠올린다. 그러나 상황은 전혀 예측하지 못한 방향으로 흘러간다. 휴고의 동료 범죄자들이 아파트에 쳐들어오고, 형사들이 찾아오는 것 정도는 어쩌면 작은 시련에 불과하다. 범죄자들은 제거하고, 형사들에게는 꼬투리를 잡히지 않으면 그만이다. 그렇게 해서 외부의 방해자들이 제거된다면, 그 다음 차례는 누구인가? 서로의 범죄행위를 정확하게 알고 있는 그들 자신이다. 솟구쳐오르는 죄책감과 돈에 대한 걷잡을 수 없는 욕심은 세사람의 관계를 철저하게 망가뜨린다. 내성적인 데이빗의 행동은 가장 충격적이다. 그는 회사를 그만두고 돈가방을 지키기 위해 다락에서 기거하면서, 나머지 룸메이트들을 감시하려고 천장에 구멍을 뚫고 그들의 일거수 일투족을 내려다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