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내용
실존주의자들은 여태까지의 형이상학적 세계관들이 인간은 무엇이며, 본질 또는 주어진 본성을 소유하고 있다는 전제라는 치명적인 가정 위에 근거하고 있다고 본다. 앞에 전개된 모든 이론에 부정하는 실존주의자들이지만 “나”라는 인간의 깨달음이나 경험으로부터 “실재하는”이라고 말할 수 있는 모든 것이 유래한다는 점에서 형이상학적으로 철저한 주관적 입장이라는 사실에 자라잡고 있음을 보여준다. 그들에게 본성은 존재하지 않는다. 자의식을 가진 한 인간으로서의 “나”는 선행하는 어떤 사고의 범주로도 어떤 의미의 외연적인 체계로도 정의되지 않는다. 이렇게 준엄한 개개인은 무엇이든 일어날 수 있는 세계에서 각자의 실존이라는, 어떤 것에도 제약을 받지 않는 엄연한 사실과 대면하고 있다. 이 세계가 의미를 가진다면 그 것은 단 한가지, 한 개인이 이 세계에 부여하는 의미일 뿐이다. 우리는 완전히 자유롭다. 획득할 만한 보상도 인생에는 없다. 다만 내가 진정으로 나의 실존과 마주선다면 내가 그리고 나 자신만이 반응하며, 따라서 내가 취한 반응은 분명 나의 책임이라는 것을 깨닫게 될 뿐이다. 실존주의는 신에 대한 것일 수도 있고 종교적 분위기에 대한 것일 수도 있으며 무신론이 있을 수 도 있다. 무신론에서는 이타적인(altruistic)관점에서 조망되는 “인간성”을 강조하기도 한다. 실존주의의 초점은 우리 선택의 내용에 관한 것이 아니라, 그 선택을 하는 “방법”에 관한 것으로 완전한 자유에 대한 실존주의적 자각, 부조리한 세계에서 스스로의 의미를 산출해 나가는 책임감에 대한 의식 등은 가공할 만한 것이다. 실존주의는 그 자체가 너무나도 주관적이며, 근원적으로 개인적 확신에 근거하고 있는 까닭에 여러 상이한 양상을 띠고 있다. 실존주의자는 각기 일반적인 객관적 기준으로는 평가할 수 없는 주관적 입장을 표명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