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내용
우선, 모든 것을 다 재쳐 놓고라도, 홍해가 갈라지는 장면 하나만으로도 이 영화를 극장에서 관람해야 할 당위성은 충분합니다. 압도적이라는 말 밖에는 드릴 말씀이 없군요. 확실히, 이 장면과 비교할 장면은 없어 보입니다. [십계]와는 비교가 되지 않습니다. 모세가 지팡이로 바다를 내리치면서, 바다가 갈라지고, 양쪽으로 벽처럼 높이 솟구치고, 그 벽면으로 물고기의 그림자가 일렁이는 장면, 그 압도적인 장관 사이로 지나가는 사람들이 느끼는 두려움들이 실감나게 전해져 왔습니다. [십계]의 장면은 멀리서 바라보는 듯한 느낌이었던 반면, 이 영화의 장면은 까마득하게 솟아 있는 물벽 사이를 실제로 통과하고 있는 것같은 압도적인 두려움이 잘 느껴집니다. 그리고 갈라졌던 바다가 파라오의 군대를 위로 합쳐지는 장면 또한 엄청난 위력이 전해지는, 간담이 서늘해지는 장면입니다.
모세 이야기를 컨셉으로 잡았을 때부터, 모든 에너지는 이 홍해장면을 위해 집중할 태세를 갖췄을테고, 그것을 위해서 기술개발에 몰두했겠죠. 그 결과로 얻어진 것은 압도적인 홍해장면과, 그 과정에서 물과 구름 등 자연을 표현하는 기술의 비약적인 발전 또한 부수적으로 얻어졌습니다. 그 결과, 첫 장면의 굽이치는 구름, 나일강의 일렁이는 물결, 불타는 가시떨기, 장자의 죽음에 대한 표현 등이 매우 놀랍습니다.
인상적이었던 장면들로는 역시 홍해장면과, 출애굽 장면에서 `When You Believe`가 울려 퍼지는 장면, 그리고 모세의 꿈속에서 진실을 알려주는 벽화 장면 등이 있고, 전체적으로 인물들의 움직임이 대단히 사실적이었습니다. 그러나, 유명한 배우들이 대거 기용된 목소리 연기는 그다지 효과적이지 않은 듯 합니다. [알라딘]의 대성공 이후, 이젠 유명 배우를 성우로 기용하는 일이 일반화 되었지만, 로빈 윌리암스는 유명 배우 이전에 훌륭한 성우였다는 걸 상기해야 할 듯 합니다. 이러다가는 케빈 코스트너나 아놀드 슈왈츠네거같이 발성에 문제가 있는 배우들도 성우로 기용되지 않을까 싶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