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내용
원심은, 피고들은 위 갑의 위와 같은 편법적인 대출에 명의를 빌려준 자에 불과하고 상호신용금고는 그와 같은 사실을 잘 알고서 돈을 대여하였으므로 위 대출금의 채무자는 명의상의 채무자인 피고들이 아니라 실질적인 계약당사자인 갑으로 보아야 한다고 하는 이유로 원고의 청구를 기각하였다. 그러나 대법원은, 피고들은 대리인인 위 갑을 통하여 이 사건 대출금 채무를 주채무자로서 부담한다는 표시행위를 위 상호신용금고들에게 하였음이 명백하므로 그 표시행위에 나타난 대로의 법률효과가 발생하지 않기 위하여는 적어도 그 표시행위에 대응하는 내심의 효과의사, 즉 주채무자로서 채무를 부담한다는 의사가 피고들에게 존재하지 않았어야만 할 것인데, 법률상 또는 사실상의 장애로 자기 명의로 대출받을 수 없는 자를 위하여 대출금채무자로서의 명의를 빌려준 자에게 그와 같은 채무부담의 의사가 없는 것이라고는 할 수 없으므로 피고들의 의사표시를 진의 아닌 표시에 해당한다고 볼 수 없을 뿐만 아니라, 설령 피고들의 의사표시가 진의 아닌 표시에 해당한다고 하더라도 그 의사표시의 상대방인 위 상호신용금고들로서는 피고들이 전혀 채무를 부담할 의사 없이 진의에 반한 의사표시를 하였다는 것까지 알았다거나 알 수 있었다고 볼 수도 없다고 하여 원심판결에는 법률행위의 효력에 관한 법리를 오해한 위법이 있다고 하였다.
그리고 대법원 1996.9.24. 선고 96다21492 판결
은, 소외 갑이 원고 농업협동조합으로부터 사료를 외상으로 공급받아 오다가, 그 외상대금이 1인당 외상공급 한도액을 초과하자 원고와의 합의하에 자신의 아버지인 피고를 대리하여 피고를 구매자로 하고 자신을 연대보증인으로 하는 영농자재구매약정을 체결한 경우에 관하여, 피고가 갑에게 자기 명의로 구매약정을 체결하도록 승낙한 이상, 피고의 의사는 위 약정에 관하여 주채무자로서 채무를 부담하겠다는 뜻으로 해석함이 상당하다고 하여, 위 약정상 실제 주채무자는 갑이고 피고는 연대보증인에 불과하다고 한 원심판결을 파기하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