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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의 감각과 생의 재발견
60대 중반에 이르러 이산의 시세계는 또다시 크게 변모한다. 급작스런 뇌출혈의 발병이었다.
“12년 전이지요. 그해, 그러니깐 65년 4월입니다. 서울 운동장에서 좋아하지도 않는 야구 구경을 처음 갔다가 쓰러졌어요. 뇌일혈이었습니다. 눈뜨고 보니 메디컬센터에 누워 있더군요. 꼭 한 주일 동안 의식을 잃은 채 누워 있었어요. 담당의사도 가망없는 것으로 보았고 가족들고 각오하고 있었답니다. 다행히 석 달 만에 퇴원을 했어요. 나로선 제2의 인생이 시작된 셈이지요. 늘 앓으면서, 良識을 기르는 그런 생활이지요.” 김재홍, 같은 책, p.171. (인용문)
이러한 투병생활은 그의 인생관과 시작 태도에 있어 중요한 전환을 가져오게 되었다.
여명의 종이 울린다
새벽별이 반짝이고 사람들이 같이 산다
닭이 운다 개가 짖는다
오는 사람이 있고 가는 사람이 있다
오는 사람이 내게로 오고
가는 사람이 내게서 간다
아픔에 하늘이 무너졌다
깨진 하늘이 아물 때에도
가슴에 뼈가 서지 못해서
푸른빛은 장마에
넘쳐흐르는 흐린 강물 위에 떠서 황야에 갔다
나는 무너지는 뚝에 혼자 섰다
기슭에는 채송화가 무데기로 피어서
생의 감각을 흔들어주었다
-「생의 감각」전문 -
「생의 감각」은 그가 발병 후 1년여 만에 썼다고 하는데, 이 시에는 세계와 사물에 대한 새로운 감각적 인식의 태도가 두드러진다. 밤으로부터 아침으로 연결되는 과도기적 시간 즉 ‘여명’이 배경이 된다. 이는 절망으로부터 희망으로의 전이를 상징하는 것이다. 1연에서 그는 삶 또는 살아 있음에 대한 인지를 하게 된다. 청각-시각의 박진감 있는 연결은 생명의 부활로 상징되며, ‘사람들이 같이 산다…
「생의 감각」은 그가 발병 후 1년여 만에 썼다고 하는데, 이 시에는 세계와 사물에 대한 새로운 감각적 인식의 태도가 두드러진다. 밤으로부터 아침으로 연결되…
이러한 경향은 「저녁에」라는 시에서 더욱 선명하게 보여진다.
참고문헌
『한국현대시의 현장』, 정한모著, 전영사, 1983.
『한국현대시인연구』, 김재홍著, 일지사, 1987.
『한국현대시해설』, 권영진著, 숭실대출판부, 1993.
『현대한국시인분석연구』, 김해성著, 한국시사, 1994.
『한국국문학사전』, 이응백외 감수, 한국사전연구사.
『그물코 한국문학 ④ 』, 한혜선 지음, 풀빛출판사, 1995
『한국현대시를 찾아서』, 김흥규著, 한샘출판사, 199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