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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 배달문학이라 부르는 까닭
안타까운 일이지만 나는 우리 겨레의 문학을 뭐라고 불러야 할지 망설이지 않을 수 없다. 사람들은 아무렇지도 않다는 듯이 ‘국문학’ 또는 ‘한국문학’이라 부르지만 나로서는 우리 겨레의 문학을 그렇게 부를 수가 없다. ‘국문학’은 ‘나라문학’이라는 말이니 임자가 드러나지 않아서 ‘우리 배달겨레의 문학’을 뜻하기 어렵고, ‘한국문학’은 지금 우리 나라인 ‘대한민국의 문학’이라는 말이니 나라를 뛰어넘는 우리 겨레의 문학을 뜻할 수 없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게다가 지금 우리 겨레는 두 나라로 갈라져 살면서 문학을 서로 달리 부르고 있다. 알다시피 남쪽 대한민국에서는 ‘한국문학’이라고 부르지만, 북쪽 조선인민공화국에서는 그것을 ‘조선문학’이라고 부른다. 다 같은 우리 겨레의 문학을 두고 서로 다른 자기 나라의 이름에 말미암아 ‘한국문학’이니 ‘조선문학’이니 하는 것이 나에게는 모두 옳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
사실 남쪽은 나라 이름을 ‘대한민국’ 곧 <한국>이라 하고, 북쪽은 나라 이름을 ‘조선인민공화국’ 곧 <조선>이라 하는 데에는 까닭이 있다. 남쪽에서 나라 이름(國號)을 ‘대한민국’으로 잡은 것은 1948년 정부 수립에 즈음한 국회였다고 보아야겠지만, 기실은 1919년 상해에 세웠던 임시 정부에서 만들어 쓰기 비롯한 것이다. 임시 정부에서 이 이름을 쓰게 된 말미는 1897년에 조선이 왕국에서 제국으로 바뀔 때에 나라 이름을 ‘대한제국(大韓帝國)’으로 했던 데에 있다. 임시 정부의 지도자들은 고종이 황제가 되어 그 나라를 ‘대한제국’이라 했으니 이제 <황제의 나라>가 아니라 <백성의 나라>가 되었다는 뜻에서 제(帝) 자를 민(民) 자로 바꾸어 ‘대한민국’이라는 이름을 쓰기로 했던 것이다. 그런데 고종이 제국의 이름을 ‘대한’이라고 한 데에도 물론 까닭이 있다. 그것은 우리 겨레의 한 옛날 역사에 ‘한(韓)’이라는 나라가 있었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