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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시아 사회주의는 이러한 점에 있어서 한국의 지적 풍토를 더 보수적인 방향에서 경색시켰다. 합리성과 자율, 개성을 억압하는 경향이 한국의 기존 지적 풍토에 상승 작용을 하여 한국의 사회주의적 지식인들로 하여금 개성적이고 신선한 사고를 할 수 없도록 만들었다.
러시아 사회주의의 해방적 담론을 수용함으로써 한국에서 수평적 사고가 널리 확산된 것은 사실이다. 1920년대 이후 한국 지식인들의 사고는 현저히 사회주의화되었다. 그러나 이 사회주의적 수평적 사고는 反권위적이면서도 동시에 고도의 폭력을 내포하는 권위와 그 권위에 대한 복종을 허용하였다.
한국 사회주의의 이러한 특색은
1953년 스탈린이 죽은 후 소련의 북한에 대한 영향력이 현저히 감소하게 된 상황에서도 북한에서는 反시민사회적 윤리가 도리어 극단적으로 강화되어 나가는 데서도 드러난다. 소위 주체사상은 한국 사회주의의 문제점을 그대로 집약해서 보여 준 것이었다. 1980년대 유행했던 남한에서의 사회주의적 이데올로기에서도 이러한 경향은 비슷하다. 남한의 사회주의적 이데올로기의 제 경향 중에서 주체사상을 수용하는 경향은 일부에 불과하다고 말할 수 있겠지만, 그래도 전위당 이론을 수용하면서 反시민사회적 논리를 견지하고 있음은 주목을 요한다. 또 일부 사회주의 성향의 지식인들 가운데는 학문의 당파성을 옹호함으로써 지식의 권력에의 봉사를 주장하는 경향도 표출되었고 이는 결국 전위당 이론의 일부분을 구성하는 논리로 파악될 수 있다.
이러한 점에서 러시아 사회주의는 한국 사회주의를 형성하는데 가장 결정적인 기여를 한 것이다. 한국에서 러시아 사회주의를 한국적 사회주의로 만드는데는 큰 어려움이 존재하지 않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