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내용
이 극의 멜로드라마적 특징의 비판에 대해 알튀세가 거부하는 첫 번째 증거를 논의하면서, 우리는 역설적 정당성의 오류를 따져 보아야 한다. 역설의 전략은 그것으로 하여금 어떠한 도발과 전복을 암시한다. 역설과 자기모순을 드러내는 작업은, 그 자체로 무언가 제대로 돌아가고 있지 않다는 점을 드러내는 일이다. 따라서 대립적인 어떤 것을 말하기 위해, 우회로를 통해 가고자 하는 의도가 잠복하고 있다는 점을 말해야 한다. 예로, 주인과 노예의 우화는 분명 그 이야기로부터 얻고자 하는 모종의 기획이 도사리고 있다. 노예는 주인으로부터 고난과 노동을 감내한다. 주인은 이 관계로부터 자유로우며, 노예를 지배하는 긍정적(주6)힘을 지닌다.
그러나 노예의 노동은 이 같은 관계의 도식을 부순다. 노동으로 단련된 노예는 주인으로부터, 그 실제적 삶으로부터 해방된다. 삶의 힘을 얻는다는 이야기. 이 기획은 실증의 가면아래, 중립의 위선아래 잠복하고 있다. 그것이 실증적임은 변증법이라는, 역사적 발전법칙에 주인과 노예라는 관계를 환원시켰다는 점에서 그러하다. 바로 이러한 객관적 법칙에 의한 관계의 도식은 또한 실증과학의 객관성, 즉 가치에서 독립되었다는 중립적 믿음을 근거 짖는 요소이기도 하다는 점이다. 그러나 이 기획은 사실 실증도, 중립도 아니라는 점이 문제이다. 토가소에 의해 자행되는 니나에 대한 육체적 가학, 그리고 그것은 정신적 채찍이라는 `역설적 정당성`이 여기에 해당된다. 어떻게 해서 그는, `토가소의 폭력은 그녀를 말과 의무들로부터 해방`(158)시키고 있다고 말할 수 있는가.
다시 주인과 노예로 돌아가 부정(negation)에 대해 말해보자. `부정을 통해 결정되지 않은 존재는 미분화되고 추상적인 것으로 남아 있을 것이다. 그리고 궁극적으로, 그것은 그 대립물과 다른 것으로 여겨지지 않기 때문에 무로 용해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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