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내용
가난하게 살던 나무꾼은 우연한 기회에 포수에게 쫓기는 사슴을 구해주게 되고, 도움을 받은 사슴은 보은(보은)의 의미로 나무꾼에게 선녀와 결혼할 수 있는 방법과 그 결혼을 영속시킬 수 있는 조건으로서의 금기를 제시한다. 그러나 사냥꾼은 그 금기를 아주 단순한 이유에서 파기한다. 금기 파기의 결과는 비참한 불행이다. 나무꾼에게 있어서 결혼이란 삶의 절대적인 목표였기 때문에 아내가 아이들을 데리고 하늘을 올라갔다는 것은 나무꾼에게 삶의 이유가 없어진 것이나 다름이 없다. 즉 <나무꾼과 선녀>의 단순형은 금기 파기가 가져오는 무시무시한 결과에 초점이 맞추어져 있다고 볼 수 있다.
나무꾼은 선녀와 결혼하기 위한 어떤 노력도 하지 않았다. 물론 사슴을 구해 준 착한 마음씨를 가지고는 있었지만 그것 자체가 선녀와의 결혼을 가능하게 했던 직접적인 이유는 아니었다. 착한 마음씨를 가지고 있었기 때문에 거기에 대한 보상으로 나무꾼은 사슴으로부터 결혼이라는 것을 일종의 선물로 받을 수 있었는데, 여기에는 민중들의 권성징악이라는 의식이 짙게 깔려 있다. 지극히 소박하며 단순하고 순응적인 사고방식을 민중들은 가지고 있었다고 보여진다.
그러나 이야기를 확장시키고 지속적으로 사건을 전개시켜 나가는 동인(동인)은 나무꾼의 착한 마음씨가 아니라 나무꾼이 금기를 파기하는 것에 있다. 그렇다면 민중들의 시선은 금기 그 자체에 머물러 있다는 것이 된다. 앞에서 언급했듯이 금기는 욕망하는 주체의 대상에 대한 양가적 태도를 주된 특징으로 한다. 그러나 이 단순형에서는 주체의 대상에 대한 양가적 태도를 발견하기 힘들다. 나무꾼은 아무런 생각 없이 선녀의 요청에 임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