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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가 <조선>에 와서 왕으로 되였다는 이른바 <기자전설>
은 기원전 3세기말 진나라의 복생이나 그와 같은 시대에 활동한
중국 봉건사가들에 의하여 날조된 것인데 그 시기로 말하면 고조
선의 역사에서는 말기에 해당한다. <기자전설>이 꾸며질 때는 벌
써 고조선 사람들 속에서 단군신화가 광범히 유포된 시기였다.
그러므로 <기자전설>이 처음부터 단군신화에 있었을 리 없다.
원래 건국신화는 초인간적인 힘을 가진 건국시조가 어디서 어
떤 나라를 세웠다는 것을 기본내용으로 하여 꾸며지게 된다. 건
국시조를 평범한 사람들과 구별되는 존재로 묘사하기 위하여 흔
히 그의 출생경위나 조상을 보통사람들의 그것과는 달리 신비하
게 꾸며대기도 하고 때로는 죽은 다음 그의 행적을 말하기도 한
다. 그 아들이나 후손들의 일들은 건국자를 신비화하는데 도움을
주지도 못하거니와 그 때의 일들은 역사서술의 대상이지 건국신
화로는 되지 못한다. 그렇기 때문에 건국신화들에서는 위로는 건
국시조의 조상에 대하여 밝히지만 아래로는 건국자 당대의 일에
국한시킬뿐 그 후손이나 뒤시기 왕조에 대해서는 말하지 않는 것
이 통례로 되고 있다. 단군신화라고 하여 건국 설화구성의 이러
한 일반적 유례에서 예외로 될 수는 없다. 사실 <기자>에 의해
<조선>이 건국되지 않았음은 단군신화자체가 말해주는 것이므로
건국사실과 아무런 관련도 없는 <기자>에 대한 이야기가 처음부
터 신화에 서술되였을리는 없다. 그것은 단군 조선의 왕통이 어떻
게 계승되였느냐 하는 문제가 관심사로 되였던 후기신라말-고려
초에 신화에 첨가된 것이였다. <기자>가 <조선>에 옴에 따라 단
군이 수도를 장당경으로 옮겼다고 한것도 그때 꾸며낸 이야기이
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