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칸트가 생각할 때 감각현상들의 배후에 놓여 있는 비가시적 혹은 예지적 실재들
이 존재하고 있다는 것을 인정한 점에서 플라톤은 옳았다. 왜냐하면 이런 가정을
하지 않고서는 도덕성이 존립할 기반이 없어지기 때문이다.
그러나 이와 동시에 칸트는 플라톤과 그 후계자들이 이러한 초감성적 실재에 대
한 인식을 할 수 있다고 믿은 점에서 오류를 범하고 있다고 확신했다. 사실 감각경
험을 통하지 않고서 인식에 도달하는 것은 불가능하다. 그 결과 전반적인 형이상학
적 기획은 불가능한 것임이 판명되었다.
칸트는 형이상학의 가능성을 부정하는 대신, 경험적이면서 「선천적인(a prio-
ri)」명제들을 제시했다. 그의 경험적 진술은 형이상학적 혼란이라고 하는 현실적
인 사실에 바탕을 두고 있었다. 이를 위해 그는 단순하게도 형이상학자들이 오랫동
안 아무런 해결의 실마리도 제시하지 못하면서 수많은 문제들을 제기했던 혼란스러
운 상황을 지적했다. 예를 들어 신의 존재를 결정적으로 증명하려는 시도나 의지의
자유에 대한 확고한 증명을 제시하려 했던 시도가 수백년 동안 계속되어 왔지만,
무신론(無神論)과 결정론(決定論)의 옹호자들은 전혀 기세가 누그러지지 않았던 것
을 보더라도 알 수 있다. 한쪽 편의 주장 못지 않게 그럴 듯한 논거나 증거나 또
다른 편에도 얼마든지 준비되어 있는 것이다. 결국 이 같은 혼란이 일어나는 학문
은 자신의 존립을 주장할 권리조차 가질 수 없다는 것이다.
그렇지만 칸트는 이 같은 「개인적인」고찰들에만 의존하지는 않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