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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념관이라면 당연히 전액 국가예산으로 지어야 한다. 물론 거기에는 반대하는 국민의 목소리가 없다는 전제 위에서 가능한 일이다. 만약에 그것이 전직 대통령 예우에 관한 법률에 의하여 이루어지는 지원이라면, 더욱이 거기에는 국민적 합의가 있어야 한다. 그렇다면, 다른 전직 대통령들이 기념관을 짓겠다고 기념사업회를 결성하여 국고를 지원해 달라고 한다면 그것을 거부할 수 있는 명분도 근거도 존재하지 않게 된다.
작년부터 역사학계를 비롯한 여러 시민, 사회단체에서 박정희 기념관 건립 및 국고지원에 대하여 치열한 반대가 제기되자 올해 7월 상암동으로 장소를 결정하면서 청와대 고위관계자는 이 건물이 기념관이 아니라 기록관 및 자료관의 형태가 될 것이라고 하였다. 한편 고건 서울시장은 부지를 제공하기로 한 것은 서울시에 공공도서관이 부족한 실정에서 박정희를 기념하는 공공도서관을 짓는다고 하여 결정한 것이며 만일 그것이 기념관이라면 제공할 수 없다고 국정감사에서 답변한 바 있으며 이를 「박정희 기념관 반대를 위한 국민연대」 대표들과의 면담에서 확인하였다.
기록관이란 미국의 경우 그야말로 민간으로 구성된 기념사업회가 주축이 되어 모금을 통하여 건립한 다음 그것을 국가에 헌납하여, 국립기록관리청이 공공적으로 관리하는 것이다. 서울시장의 답변은 정확히 알 수는 없지만, 미국의 Presidential Library를 기념 도서관으로 해석한 것이 아닌가 생각한다. 또는 4.19 혁명기념도서관과 같이 박정희를 기념하기 위한 공공 도서관을 짓겠다는 의미는 아니었을 것이다. 여기서 Library를 반드시 도서관으로만 해석할 필요는 없다. 미국의 경우 Library가 일반적인 도서관이 아니라 대통령 및 그와 관련된 기록물들을 보관, 정리, 연구자를 위한 편의제공을 하는 시설이기 때문이다. 한편 그것이 만일 박정희를 기념하는 공공도서관이라면 그것 역시 기념관과 같은 이유로 국민적 동의를 얻기는 어려울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