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내용
악법도 법인가 (대한민국 현대사에 있어서의 법·정치 현실을 고려하여...)
I. 서
우리사회의 법이 악법임에 분명할 때, 그러함에도 국민들은 “악법도 법”이라는 명제 아래 무릎을 꿇어야만 하는 것인가. 과연 세기의 철학자 소크라테스는 명백하게도 “악법도 법”이라고 선언하고는 독배를 마셔 죽음의 길을 택한 것인가. 암울한 대한민국 현대사의 과정속에 유린된 인권을 위해 피흘리며 쓰러져간 젊은 영혼들은 범법자라는 오명을 벗을 수 없는 것인가. 길지 않은 글로나마 그토록 중대한 법적·역사적·정치적 문제를 고찰해 보기로 한다.
II.
(1) 왜곡된 교육
소크라테스가 과연 “악법도 법”이라는 정언적 명제를 주장했는가에 관하여 서강대학교 강정인님의 논문을 참고하건데, 명백하게도 사실이 아니다. 「크리톤」에 있어서 부당한 법이나마 지켜야만 한다라는 논조의 대화가 있는 것은 사실이지만, 「변명」에 있어서 발견되는 모순을 해석하는 최근 미국의 해석론을 참고하면 소크라테스가 “악법이건 아니건 그것이 법이라면 무조건 지켜야 한다”는 식의 법실증주의적 정언명제를 내놓은 것이 아님은 쉽게 밝혀지기 때문이다.
개인적으로는 「변명」과「크리톤」에 있어서 발견되는 모순은 상황적 차이에 근거하여 해석하여야 함이 옳다고 생각한다. 즉, 「변명」에 있어 저항적인 견지를 취하고 있는 소크라테스의 발언은 온전히 「크리톤」의 주장으로 이어지는 것이다. 즉, 그린버그의 주장처럼 소크라테스의 죽음은 악법에 대한 수긍이라기 보다는 「변명」으로부터 이어지는 법에 대한 저항인 것이다. 그리고 「크리톤」에서의 대화는 크리톤의 철학적 무지를 고려한 비유적인 것에 지나지 않는 것이다. 즉, 소크라테스가 “국가의 동의없이 도망가는 것이 해를 입히는 것은 아니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