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내용
우리는 역사라는 지평을 어떠한 방식으로든 초월할 수 없다. 우리가 다시 출발해야 한다면 그 출발은 지금까지 우리가 살아온 과거 위에서 이루어질 수 밖에 없는 것이다. 따라서 과거의 아픈 상처까지를 다시금 되돌아 보아야 한다는 것은 현재의 우리에게 있어 불가피한 과제가 된다. 분단이라는 해방으로부터 6.25에 이르는 현대사의 격동기를 되돌아 보는 것 또한 우리에게 있어 현대 쌓여 있는 사회의 제모순점들을 바라보고 극복하는 과정에서 필요조건으로서 작용할 것이다. 우리는 분단이라는 상황을 하나의 자석으로서 비유할 수 있다. 자석의 N극과 S극은 「밀어냄」과 「끌어당김」이라는 일종의 팽팽한 긴장과 대립관계를 나타낸다. 좌익과 우익의 긴장과 대립은 이러한 자석의 모순된 이중적 성격을 통해 이해할 수 있으며, 과거의 분단과 현재의 우리와의 상관성은 자석의 자력장으로 서 표현할 수 있을 것이다. 따라서 우리는 자석의 속성으로 상질될 수 있는 이 시기에 나타난 특징들을 간략히 살펴보고 이를 김원일의 문학은 어떻게 반영하고, 대응하는가를 살펴보고자 한다.
이 시기가 무엇보다 새로운 시대와 삶에의 열망이 끓어 올랐던 정치적인 앙양기였다. 오랜 식민기간 동안 억압과 수탈을 당해 온 많은 사람들은 해방이 모든 식민적 억압과 질곡으로부터의 진정한 의미로서 해방이기를 기대했다. 이 시기만큼 열린 공간으로 변화의 가능성이 돋보인 적은 없었으며 이상과 꿈에 민중들이 부푼 시기 또한 없었다. 그러나, 이 시기가 감당해야 했던 것은 또한 극도의 혼란과 무질서였다. 미·소의 한반도 분할 점령과 군정의 실시, 좌·우 이데올로기의 대립, 건준과 인민위원회의 해체, 친일파의 잔존 및 득세에 따라 여전히 많은 사람들은 식민과 다름없는 가혹한 궁핍과 박탈을 경험해야 했거니와 이내 자신들의 바램이 좌절되어가는 것을 지켜봐야 했다. 다시금 현실이 반동화되면서 가속되는 양극화는 끝내 분단이라는 결과를 초래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