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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암
가장 큰 문제점으로는 총선시민연대가 그 발족을 하면서부터 가지고 있던 한계를 벗어던지지 못했다는 것이다. 현재의 우리 정치의 현실이 인물/공약중심보다는 정당주의임을 인식하고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낙선/낙천운동이라는 인물 중심 활동을 함으로써 결국은 정당이라는 보다 근본적인 문제를 해결하는 데는 별 역할을 하지 못했기 때문이다. 즉 선거개혁을 위해 내세운 낙선/낙선명단 발표가 밀실 공천이라는 우리 정당의 병폐를 걷어내지 못한 채로 이루어짐으로써 명단이 ‘억울한 사람 없게’, 혹은 ‘선별적으로’라는 미사여구에 의해 정당보스의 자의적인 공천을 용이하게 한 면이 없지 않다는 것이다.
또한 선거법을 적잖히 의식하여 후보자를 떨어뜨리는데만 힘을 썼을 뿐 진보세력을 뒷받침해주는 좀 더 적극적인 정치개혁에까지는 나아가지 못하였다는 단점도 지적할 수 있다. 이것은 현재의 정치상황에서 ‘독소’를 제거하는데 노력했을 뿐, 그 ‘독소’가 빠진 자리에 새로운 대안을 채워넣지 못함으로써 그 빈자리가 드러나지 않은 ‘독소’나 기존의 ‘독소’로 채워지는 것을 방관하였다는 것과 다름 아니다.
이런 점은 경상권에서 뚜렷하게 나타난다. JP/자민련의 텃밭이었던 충청권에서 그들이 과반수 의석 확보에 실패한 것과는 달리, 경상권 포기-다른 지역 확보라는 민주당의 이인제 카드를 막지 못하여 경상도의 거의 모든 지역구에서 한나라당이 의석을 얻는 현상이 일어났다. 물론 경상도의 ‘몰표’에는 지난 선거에서 경상도가 이회창-이인제로 표가 분할되면서 정권을 잃어버린 기억이 큰 역할을 했음이 분명하지만 만약 총선시민연대가 뚜렷한 대안 세력을 제시하는 적극적인 자세를 보였다면,(또는 지역기반의 정당이 의석을 차지 하였다고 해서 그 지역이 발전하지 않음을, 실제적으로 발전의 문제는 서울등 수도권과 지방의 차이를 해결하는 것이 중점적인 실행과제임을 인식시켰다면) 적어도 이번 총선같은 전근대적 ‘싹쓸이’ 는 일어나지 않았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