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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찰대학 지원자 중 `사상이 건전하지 아니한 자`는 제외된다. 사상의 자유에 대한 제약이라는 문제를 떠나서라도 이러한 규정은 좌경사상 보유자의 배제뿐만이 아니라 정부/국가에 대하여 비판적인 시각을 가진 후보자를 제외한다는 암시를 분명히 담고 있다 그것은 아마도 용공적이거나 체제비판적인 사고의 소유자나 지원자, 그의 가족 및 친인척 중 사상적 전과가 있는 자를 암시하는 말이지만 그것은 모든 기존의 주류 규범-복장, 말씨, 태도에 관련된-에서 벗어난 자까지도 포함하는 의미로 확대된다.
기존 질서나 관행에 대한 어떤 일상적 도전도 불순의 혐의를 받게 된다. 초등학교의 전 급식후원회장 윤성은씨가 학교가 급식시설비 문제로 마찰을 빚게 되었을 때 한 형사가 윤씨 남편을 찾아가 `부인의 사상이 의심스럽다`고 협박한 것은 바로 이러한 반공주의의 의미 확장을 보여준다. 노태우정부 시절 어느 공인회계사는 은행감사중 적자를 흑자를 돌려둘 것을 거부한 후 `국가기관`으로부터 `멀쩡한 은행 잡아먹으려는 당신, 사상이 이상한 사람이 아니냐`는 경고를 받았다. 한 토론회에서는 `삼풍백화점 주인 이준회장 죽일놈` 만들기는 `자본주의 경제논리를 그대로 부정한 것`이라는 주장이 펼쳐진다. 1975년의 일이지만 한 여성사회학자가 가족법개정을 위해 국회를 방문했다가 `그런건 빨갱이나 하는 소리다`라는 말을 들었다는 이야기도 바로 반공주의가 의미 확장과 다른 배타적인 세계관과의 접합을 통해서 비판적 의견을 용공/반공의 이분법으로 포획하는 전형적인 예이다. 전혀 공산주의 사상과 관계 없는 영역에서의 도전도 반공 담론의 영역으로 빨려들어 간다. 왜냐하면 반공주의처럼 도전을 완전히 수세에 몰아버리는 좋은 무기는 없기 때문이다. 그것은 사회내부의 문제를 외화함으로써 내부모순을 은폐하고 그것을 개혁하려는 세력의 입장을 수세에 몰아넣는 효과를 발휘한다. 그러나 더 중요한 것은 의도적 전략이 아니고 반공주의를 통해 사람들의 사유체계에 들어선 자기 검열성/감시성의 일상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