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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나 매일 같은 시간에 퇴근해 함께 저녁을 먹고, 이른 잠자리에 들었던 남편의 귀가시간이 늦어지자 아내는 의심을 하기 시작한다. 와이셔츠에선 매일 향수 냄새가 나고, 퇴근은 점점 늦어지고. 평온했던 가정이 흔들리고 있다고 생각한 아내는 사립탐정을 고용해 남편을 미행한다. 남편이 빠져들고 있는 게 여자가 아니라 댄스라는 사실을 알게 된 그녀는, 비로소 남편의 삶에 대해 다시 생각해볼 기회를 갖는다.
댄스, 댄스, 댄스. 스기야마가 몰두하기 시작한 댄스의 세계는 생각했던 것보다 훨씬 흥겨운 삶의 오르가즘이다. 자신도 모르는 사이 다리가 절로 흔들거리고, 손이 나비처럼 훨훨 움직이는 행복. 여태껏 아무 생각 없이 규격화된 삶을 견뎌왔던 그는 순간 깨닫는다. 삶의 또 다른 가치, 한 발자국만 궤도에서 이탈하면 만날 수 있는 삶의 즐거움을.
<쉘 위 댄스>는 폼 잡거나 군살 하나 덧붙이지 않고, 이 지루한 일상의 이야기를 위트 있게 풀어나간다. 영화를 보고 있으면, 비실비실 웃음이 나오고, 스기야마의 댄스 스탭과 함께 두 발이 절로 움직여진다. 댄스의 힘은 그런 것이다. 삶의 이탈이면서, 동시에 진정한 삶으로 다시 돌아오게 하는 반환점이다.
댄스는 의사소통이 두절된 현실에서, 유일하게 살갗으로 대화할 수 있는 삶의 윤활유. 가족과는 이미 오래 전부터 대화를 잃어버리고, 회사에선 엄격한 위계질서 아래 대화의 통로를 차단 당했던 그는, 댄스를 통해 비로소 소통하는 법을 배운다. 단절됐던 인간과 인간 사이의 교신이 룸바와 퀵 스텝, 차차차 리듬 속에서 다시 재가동되기 시작한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