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내용
산업혁명 초기에 노동자들은 화폐임금제 시행과 더불어 전통적인 관습권을 잃었다. 자본가들이 화폐만으로 임금을 지불하는 것은 재산과 노동에 대한 그들의 태도가 근본적으로 변화했음을 뜻한다. 원래 선대제 수공업 아래서 노동자들은 생산물의 일부를 성과급의 일부로 받았으며 또 원료 남은 것이나 조잡한 생산물을 처분하여 자투리소득을 올릴 기회가 있었다. 그러나 이제 자본가들은 화폐임금제를 시행함으로써 노동자들이 원료나 생산물의 일부를 가져가는 것을 막으려 하였다. 물론 자본가들의 노력이 있었음에도 작업장에서 노동자들의 과거의 관행인 `사취`와 `절도`는 단기간에 없어지지 않았다. `관습의 범죄화`와 화폐임금제 시행은 길고도 끈질긴 갈등을 거친 불균등한 과정이었다. 노동자들이 화폐임금제에 저항한 것은, 그것이 자투리소득의 원천을 봉쇄할 뿐만 아니라 작업장에서 독립성을 침해하고 나아가 생산물과 노동과정에 대한 그들의 통제권을 약화시킬 것이기 때문이었다. 노동자들은 이와 같은 착취와 더불어 가족노동의 확대, 경기변동에 따른 실업의 위협, 노동과정에 대한 통제권 상실, 도시지역에서 빈부격차 등 다양한 공통의 경험을 통하여 `노동계급`으로 성장하였다.
공통의 경험들은 반드시 그렇지는 않겠지만 때로는 넓은 의미에서 비슷한 수준으로 묶을 수 있는 어떤 집단적 자의식을 수반한다. 그러나 에드워드 톰슨은 이러한 의식을 사회경제적 환원론으로 설명하려는 경향을 비판하였다. 계급이란 생산양식의 당연한 결과로 형성되는 것이 아니었다. 그것은 고정된 구조 범주가 아니라 어떤 관계 현상 흐름으로 파악된다. 즉 계급은 `계급의식`과 분리된 실체라고 생각할 수 없다. 톰슨은 사실상 노동계급의 형성을 그 계급의 집단적 자의식의 형성과 동일한 맥락에서 이해하고 있다. 그 의식은 그들 사이에 이해의 동질성을 느끼고 다른 집단과 이해의 적대를 인식하는 것을 뜻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