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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실의 궁중무용인 부가쿠[무락]와 전통적 연극인 노[능]가 역사가 깊고 귀족들과 무사계급의 오랜 전유물이었던 반면에 가부키는 농민과 도회지 사람들의 연극이었다 (→ 색인 : 노). 부가쿠와 노가 연약한 우아함과 극도로 섬세한 움직임을 특징으로 한다면 가부키는 약간 거칠고 절제되지 않았지만 화려하고 과장된 데서 그 아름다움을 찾을 수 있다. 한마디로 가부키는 지성보다 감각에 호소한다고 할 수 있다.
가부키는 노뿐만 아니라 17세기에 발달했던 인형극인 조루리[정류리]와도 깊은 관련이 있다. 가부키는 노에서 소재를 많이 얻었으며 1652년 금지당했을 때는 교겐[광언:노가 상연될 때 삽입되었던 희극적인 막간극]을 개작 또는 희화화함으로써 다시 활로를 찾게 되었다. 이 시기에 여자역을 하는 남자배우들인 온나가타[여형]들이 등장했으며 이들은 최고의 인기를 누리기도 했다.
가부키는 내용면에서 역사극인 지다이모노[시대물]와 서민을 주인공으로 해 당시의 세태를 묘사한 세와모노[세화물]로 나누어진다. 공연은 일반적으로 지다이모노·세와모노의 순서대로 진행되는데 중간에 귀신이나 게이샤[운자], 색다른 동물들을 주인공으로 하는 무용극이 1~2개 삽입되며 연기자들이 총출연하는 활기찬 무용 오기리쇼사고토[대절소작사]로 대단원의 막을 내리게 된다.
가부키의 본래 목적은 관객을 즐겁게 하고 배우들이 솜씨를 마음껏 펼치도록 하는 것이지만, 여기에는 권선징악으로 대표되는 교훈적 요소가 들어 있다. 따라서 보다 보편적인 도덕적 의미뿐만 아니라 종종 불교의 무상(무상)이나 유교적 본분 같은 종교사상까지도 연관된 갈등을 다루며, 도덕성이 인간적인 감정과 갈등을 빚을 때 일어나는 비극을 주제로 하기도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