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내용
불투명한 살인자가 노리고 있는 희생자가 당신의 집에 있는지에 관해 그 살인자의 질문에 당신이 정직하게 대답하고 난 후, 희생자가 몰래 빠져나가 <불투명한 살인자>와 마주치지 않아서 살인이 저질러지지 않을 수 있다. 그러나 만일 당신이 그가 집에 없다고 거짓말을 했는데, 당신도 모르게 그 희생자가 밖으로 나가버렸다면, 그리고 만일 <불투명한 살인자>가 도망하는 그와 마주치게 되어 그를 죽였다면, 당신은 그를 죽게 만들었다고 비난받아 마땅하다. 왜냐하면 만일 당신이 알고 있는 대로 사실을 말했다면 아마도 그 살인자가 집을 뒤지는 동안에 이웃 사람들이 수상하게 여겨 그를 체포할 수도 있고, 따라서 살인이 방지될 수도 있었기 때문이다. 그러므로 거짓말을 한 사람은 누구나 선의에서 말했다고 하더라고 또한, 그것이 예측 불가능한 것이었을 망정 그 결과에 대하여 책임을 져야 한다는 것이 칸트의 주장이다. 그러므로 칸트에 따르면, 모든 경우에 정직하게 행동한다는 것은 신성하고 절대적 이성의 명령이며, 무엇으로도 제약받아서는 안 되는 명령이다.
위와 같은 칸트의 논증은 더욱 일반적인 형식으로 다음과 같이 서술될 수 있다. 즉 우리는 어떤 경우에 참말의 결과가 나쁘고, 거짓말의 결과가 좋으리라는 생각 때문에 거짓말둁르 하지 말라는 규범에 예외를 인정하고 싶은 유혹에 빠진다. 그러나 우리는 우리의 행위 결과가 어떠하리라는 것을 확실하게 알 수 없으며, 거짓말에 따르는 좋은 결과를 알 수도 없다. 또한 거짓말의 결과가 기대이상으로 나빠질 수도 있다. 그러므로 최상의 정책은 언제나 거짓을 피하고 그 결과는 사태의 진행에 맡기라는 것이다. 우리가 그렇게 행동했을 때, 비록 그 결과가 나쁘다고 해도 우리는 우리의 의무를 다했기 때문에 우리의 잘못이 아니라는 것이 칸트의 주장이다.